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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염송 해설 - 40. 나무부처(木佛) - 최동호 교수
글쓴이 : 백련사 날짜 : 2011-08-14 (일) 15:01 조회 : 1606




40. 나무부처(木佛)

본칙
단하(丹霞)가 혜림사(慧林寺)에 묵는데 날씨가 매우 추웠다. 이때 불전(佛殿)에 나무부처(木佛)가 있는 것을 보자 갖다가 불을 피웠다.

원주(院主)가 이를 보고 꾸짖었다. “어째서 나무부처를 태우시오?”

선사가 주상자로 재를 헤치면서 말했다. “나는 불태운 뒤에 사리(舍利)를 얻으려고 하였다.”

“나무부처에 무슨 사리가 있습니까?”

“사리가 없다면 다시 양쪽의 부처님을 갖다가 태우리라.”

염·송·어
심문분(甚聞賁)이 송했다.
“시골 절에 땔감 없어 나무부처 쪼갰는데
까닭없이 그대의 두 눈썹이 빠졌네.
밤 깊어 심한 추위 면하게 되었으니
평생의 높은 솜씨 이미 벌써 보였네.”

무진(無盡)거사가 송했다.
“눈이 바위틈 사립 덮어 봄소식 멀었는데
한 분의 나무부처 쪼개어 땔감을 삼았네.
애꿎은 원주의 두 눈썹이 빠지니
그 집의 주인까지 몽땅 태우고 말았구나.”

보령용(保寧勇)이 상당하여 이 이야기를 듣고 말했다.
“대중이여. 원주의 눈썹이 빠진 것은 그만 두고 말해보자. 단하의 눈썹은 있는가? 만일 볼 수 있다면, 옛 부처님과 함께 모일 수 있거니와, 만일 보지 못하거든 인과를 무시 말라. 그 뒤에 어떤 스님이 천축(天竺)화상에게 묻기를 ‘단하가 나무부처를 태운 뜻은 무엇입니까?’ 하니 천축이 대답하기를 ‘추우면 화롯가에 가서 불을 쪼이고 더우면 대밭 밑 시냇가에 앉았느니라’ 하였는데, 지금 보령에게는 여러분께 피워줄 불은 없으나 방안에 연기 없는 불이 한 화로에 있다. 쪼이려면 쪼이고 헤쳐 보려면 헤쳐보라. 말해 보라. 옛사람과 같은가 다른가.”

그리고 다시 말했다. “위 칸에는 중이 많고 아래 칸에는 중이 적도다.”

감상
첫 추위가 갑자가 몰려오는 11월 단하가 나무부처를 태운 이야기는 항상 새삼스럽다. 원주의 질문에 재를 헤쳐보이는 단하의 능청스러움은 보통 뱃심이 아니다.

부처를 불태운 자가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조사선의 가르침도 준엄하다. 부처를 불태웠는데, 왜 원주의 두 눈썹이 하얗게 되었을까. 어떤 관리가 조주에게 이를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으리 댁에서는 누가 날 것을 익힙니까.’ 조주는 날 것을 익히는 하인들이 이를 알 것이라 우회적으로 답했다.

원주의 주인 노릇은 하인 같고, 단하의 손님 노릇은 군자답다. 타버린 재에서 사리를 찾는 것은 하얗게 눈썹 태우는 자들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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