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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60권 중 제 51~60권
글쓴이 : 백련사 날짜 : 2011-08-08 (월) 18:10 조회 : 2192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제 51~60권.hwp (211.7K), Down : 56, 2011-08-08 18:10:55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60권 중 제 51~60권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1. 개요

60권. K-802(20-586). T-190(3-655). 수(隋) 시대(A.D. 587∼591) 번역. [역] 사나굴다( 那堀多). [범] Abhini krama a-s tra. [약] 본행집경(本行集經).

부처님의 생애를 다룬 것으로 부처님의 전생부터 부처님이 출가 성도한 과정, 그리고 전법(傳法)의 과정에서 만난 제자들의 인연까지 설하고 있다.

60품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내용상으로는 크게 전생기(前生期), 금생기(今生期), 전도기(傳道期) 등의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전생기는 불통보(佛統譜), 속통보(俗統譜), 탁태전(託胎傳) 등으로 다시 나뉘어지는데 부처님이 보리심을 일으켜 보살행을 하고 수기를 받음으로써 마야 부인에게 수태되기까지의 전생담을 그리고 있다.

금생기는 다시 재속기(在俗期)와 출가기(出家期), 성도기(成道期)로 나누어 탄생에서부터 성장과 결혼, 출가, 고행, 성도, 그리고 범천(梵天)의 권유로 전법(傳法)을 시작하는 기간의 일들을 담고 있다. 전도기는 부처님의 교화 활동에 따른 제자들의 출가 인연이 설해지는데, 여기에는 그들의 전생담도 부가되어 설명되고 있다.

전생기는 제1품에서 제5품까지 금생기는 제37품까지 해당하며 전도기는 마지막 제60품 아난인연품(阿難因緣品)까지 해당한다.

이 경전은 한역으로만 존재한다. 대사(大事)의 이역이라는 설도 있고, 불전(佛傳)을 기본으로 하는 점에서 여러 공통점이 있지만, 이역은 아니다.

2. 경전 본문

불본행집경 제51권

수 천축삼장 사나굴다 한역

53. 시기불본생지품 ②

그 때 사슴왕은 멀리서 사냥꾼이 칼을 들고 오는 것을 보고 곧 게송으로 암사슴에게 일렀다.

저기 사냥꾼이 이리 오는데

몸에는 검은 사슴의 옷을 입었네.

이제 반드시 내 껍질을 벗기고

살과 사지를 베어 갈 것이네.

그러자 암사슴은 사냥꾼을 맞으러 앞으로 나아가면서 이렇게 게송을 읊었다.

착하신 그대 사냥꾼이여

지금 풀자리를 깔고

먼저 내 가죽을 벗긴 뒤에

곧 사슴왕을 죽여주시오.

그러자 사냥꾼이 그 암사슴에게 물었다. ‘저 사슴왕과 너는 어떤 사이냐?’

암사슴이 사냥꾼에게 대답하였다. “그는 내 남편인데 우리는 서로 지극히 사랑하고 공경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제발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을 낸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먼저 나를 죽인 뒤에 사슴왕을 죽이라는 것입니다.”

이 때 사냥꾼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참으로 어진 암사슴이로구나. 희유하고 희유하도다. 사슴이 이토록 큰 일을 하다니.’

사냥군은 암사슴에게 크게 기쁜 마음을 내어 곧 게송으로 암사슴에게 말했다.

짐승들이 사람의 말을 한다는 것을

태어나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네.

이 일도 세간에서 참으로 신기한 일이니

내 어찌 해치려는 마음을 내겠는가.

이제 너도 죽이지 않을 것이요,

네 남편까지도 놓아주리라.

이렇게 온전히 너를 살려주리니

너희 부부는 항상 서로 따르라.

그리고 사냥꾼은 그 덫에 가서 사슴왕을 놓아주었다. 암사슴은 사슴왕이 풀려나는 것을 보고 마음에 기쁨을 억제할 길 없어 게송으로 사냥꾼에게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사냥꾼이여,

내 남편이 풀려난 것 보고

내가 기뻐 어쩔 줄 모르듯

모든 친척도 기뻐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우타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알아야 한다. 그 사슴의 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것은 바로 지금의 나였고 그 암사슴은 지금의 야수다라였다. 야수다라는 그 때에도 나를 따라 큰 고통을 받았으며 오늘날에도 또한 나를 따라 힘든 고행을 행하였으니 세상 사람들이 감히 하지 못하는 일을 능히 해내는 것이다.”

한편 라후라는 과거 업보의 핍박을 받은 까닭에 6년 동안이나 모태(母胎)에 들어 있었다. 야수다라는 보살을 위하여 수심에 휩싸였기 때문에 스스로 몸을 치장하지 않았다.

그 후 여래께서는 6년이 지난 뒤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였다. 이때 수두단왕은 또 사신을 보내어 그 동안의 소식을 알아 오게 하였다. 그 사신들은 부처님께서 자리에서 일어서는 모습을 보고 곧 수두단왕에게 보고하였다. “대왕께서는 아십시오. 태자께서 지금 고행을 완전히 이루어서 마음에 만족함을 얻으신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셨습니다.”

그러자 수두단왕은 이 말을 듣고 따로 사신 두 사람을 보내며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이제 태자의 처소로 가라. 그곳에 가서 ‘너는 이제 고행이 성취되었으니, 어서 돌아와 나라 일을 다스리고 7보를 모두 갖춘 전륜왕이 되어라’는 나의 말을 태자에게 전하여라.”

그 두 사람은 법도에 맞게 왕명을 받들고 태자가 있는 곳으로 나아갔다. 그리하여 태자의 발에 머리를 대고 절을 한 뒤에 한쪽으로 물러나서 이렇게 아뢰었다. “훌륭하고 성스러운 분이시여, 저희 두 사람은 정반대왕의 명을 받들어 ‘이제 고행을 다 성취하였으니, 빨리 돌아와 내 왕위를 이어받아 7보를 모두 갖춘 전륜왕이 되어라’는 말씀을 전하려고 이렇게 태자님 계신 곳에 온 것입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 두 사람에게 이렇게 게송을 읊어 대답하셨다.

만약 사람이 이미 번뇌를 조복했다면

세상에 조복하지 않음이 없네.

모든 부처의 경계는 가없어

자취도 없고 오고 감도 없다네.

만약 사람이 그물에 걸리지 않으면

사랑이 생기는 곳도 없다네.

모든 부처의 경계는 가없어

자취도 없고 오고 감도 없다네.

이 때 야수다라는 궁전에 있다가 태자가 이미 고행을 성취하였으며 오래지 않아 돌아와 왕위를 이어받고 나라를 통솔하고 인민을 다스리며, 전륜왕이 되리라는 말을 들은 뒤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태자께서 전륜왕이 된다면 나는 곧 제일 왕비가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자 기쁨을 참지 못하여 온갖 향을 그 몸에 바르고, 값진 보배 의상을 입고, 온갖 영락으로 몸을 치장한 뒤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 보배 침상에서 부드러운 침구를 덮고 잠을 자면서 태자를 기다렸다.

이 때 라후라는 6년이 지나 그 과거의 업이 다하였으며, 야수다라는 여러 가지 물건과 영양 있는 음식으로 자신을 잘 보살폈으니 이런 인연으로 라후라가 곧 태어났다. 라후라가 태어나자 궁 안의 모든 사람들은 수두단왕에게 나아가 이렇게 아뢰었다. “기이하옵니다, 대왕이시여. 야수다라 태자비께서 지금 옥동자를 낳으셨나이다.”

수두단왕은 이 말을 듣자 크게 성을 내면서 말하였다. “나의 태자는 집을 버리고 출가한 지 6년이나 지났는데, 야수다라가 이제 아이를 낳았다니 어떻게 된 일이냐?”

그 때 석가족 제바달다가 이 소문을 듣고 이렇게 말하였다. “그는 내 아들이다.”

그러자 수두단왕은 더욱 분노가 치밀어 석가족들을 한데 모아 놓고 말하였다. “경들은 잘 들어라. 야수다라는 태자를 보호하지 않고 또한 나도 보호하지 않고, 모든 석가족을 보호하지 않았다. 명예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방자하게 제멋대로 행동하여 우리 종족을 욕되게 하였다. 그러니 이제 우리는 이 일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겠는가?”

이 때 석가족들은 모두 같은 소리로 이렇게 말하였다. “야수다라가 집안을 욕되게 하고 더럽혔으니, 우리들은 가법(家法)을 욕되게 한 자를 다스리는 법으로 그를 다스려야만 할 것입니다.”

이 때 그 대중 가운데서 한 대신은 이렇게 말하였다. “마땅히 그 머리를 깎고 매로 때린 뒤에는 몸에 표적을 찍어야 할 것입니다.”

그 밖의 대신들은 이렇게 말하였다. “마땅히 그 귀를 자르고 코를 베어 버려야 합니다.”

“두 눈을 도려내야 합니다.”

“창으로 꿰어 나무 위에 매달아야 합니다.”

“빈 우물에 던져 넣읍시다.”

“불 속에 던져 넣읍시다.”

“벌겋게 달아오른 쇠기둥을 안게 해야 합니다.”

“손발을 묶어 소떼들에게 던져 넣어 밟혀 죽게 해야 합니다.”

“땅 위에 눕히고 흰 코끼리로 밟아 죽여야 합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톱으로 쪼개야 합니다.”

“마디마디 토막을 쳐 여덟 동강을 내야 합니다.”

그러자 수두단왕은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내 이제 칙명으로 야수다라와 그가 낳은 아들을 사형에 처하리라.”

이 때 여래께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신 뒤에 문득 야수다라와 그가 낳은 아들이 커다란 위험에 처해 있음을 아셨다. 그리고 자비심으로써 근심이 되어 이리저리 돌아보셨다. 그 때 비사문천왕이 가까이 있다가 부처님의 마음을 알고, 곧 붓과 타라나무 잎을 가지고 부처님 앞에 나아갔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손수 이렇게 글을 쓰셨다. “대왕이시여, 야수다라가 낳은 아이는 저의 자식입니다. 제발 의심하지 마소서.”

비사문천왕은 세존에게서 그 글월을 받아 가지고 곧 수두단왕과 대중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서 의심을 품고 있는 왕에게 그 글을 보여 주었다. 그 글은 증거가 되었고 효험이 있었다. 수두단왕은 이 증거를 보고 나서 깊이 생각하였다. ‘이 글은 틀림없이 내 아들 실달 태자가 손으로 직접 쓴 것이다.’ 그리하여 수두단왕과 모든 대중들은 이런 인연으로 야수다라에게 크게 기쁜 마음을 내었다.

한편 야수다라는 대왕이 칙명으로 자기와 그 아들을 사형에 처한다는 말을 사람들에게 전해 듣고 목숨을 구하려고 서둘러 마하파사파제 교담미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착하신 왕후시여, 저는 허물이 없습니다. 제가 낳은 아들은 태자의 핏줄입니다. 오래지 않아 태자께서 돌아오신다고 들었습니다. 만약 그 분이 돌아오신다면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 지금 저를 죽이려 하는 것은 헛되고 잘못을 저지르는 일입니다.”

마하파사파제 왕비는 야수다라의 이런 말을 듣고 마음이 크게 기뻐 곧 아수가(阿輸迦) 나무 숲에 있는 수두단왕에게 사람을 보내어 왕에게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대왕이시여, 지금 야수다라 태자비가 저에게 와서 ‘저는 허물이 없으며 제가 낳은 아들은 태자의 핏줄입니다. 만약 태자가 돌아오게 되면 무엇이 거짓이고 무엇이 진실인지를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니 대왕께서는 형을 집행하지 마시고 태자가 돌아올 때를 기다리셔야 합니다. 그러면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자 수두단왕은 왕비의 이런 말을 듣고 대답하였다. “이 말도 일리가 있으니 왕비의 말대로 우리들은 태자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마땅하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이 일의 사실을 어떻게 알겠는가.” 비록 이렇게 하기는 하였지만 수두단왕은 야수다라에게 여전히 기뻐하는 마음을 내지 않았다. 그러므로 의복과 장식품들도 조금만 공급하되 아무 곳에나 두어서 가져가게 하였다.

그러자 야수다라는 다시 마하파사파제 교담미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착하신 왕후시여, 저는 지금 동산에 나가 옛적에 모든 하늘에 정성을 드리던 그 사당에서 잠깐 제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왕후께서는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마하파사파제 왕비는 야수다라와 함께 라후라를 데리고 공양거리를 다 준비하고 필요한 집기들을 빠짐없이 가지고 사당으로 나아갔다. 그 신의 이름은 노제라가(盧提羅迦)라고 하였는데 이 동산의 이름도 신의 이름을 따라서 노제라가라 불렀다. 그 동산은 지난날 보살이 집에 있을 때 노닐던 곳이었다. 동산에는 큰 돌이 하나 있었는데 보살이 예전에 이 위에 앉곤 하였다. 야수다라는 그 돌 있는 곳에 도착하자 라후라를 데리고 돌 위에 누워서 잠시 쉬었다가 그 돌을 들어 물 속에 던져 넣고는 이렇게 맹세하여 말하였다. “나의 지금 이 맹세가 진실하며 거짓이 아니기를 빕니다. 태자님 말고는 다른 남자와 관계하지 않았으며, 내가 낳은 아이는 진정으로 태자님의 핏줄이요 자식입니다. 만약 이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지금 이 돌은 가라앉지 말고 물위에 떠 있게 하소서.” 이렇게 서원하자 그 돌은 파초 잎이 물 위에 뜨듯이 가라앉지 않았다.

그러자 이것을 본 대중들은 참으로 신기하게 생각하며 소란스럽게 떠들고 소리쳤고 노래부르고 춤을 추며 온갖 음악을 울렸다.

이 때 수두단왕은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였다. 그는 넘쳐 오르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내 칙명을 내려 가비라성을 장엄하게 하고, 길거리에 있는 가시나 자갈, 모래나 흙, 쓰레기 등 깨끗하지 않은 것을 다 청소하고 향물을 뿌려 그 땅을 씻고, 곳곳마다 향로를 놓고 가장 묘한 향을 사르며, 그 향로 사이에 여러 가지 아름다운 빛의 보배 병을 놓고 그 병 속에 향수를 가득 채우고, 그 물에는 다시 향기로운 꽃을 꽂게 하였다. 그리고 그 향로와 보배 병 사이에는 다시 파초를 줄지어 늘여놓고, 온갖 비단줄을 달고 온갖 깃대를 세우고, 진주를 줄에 꿰어 여기저기 드리우고, 황금 방울이 달린 비단 그물을 그 위에 덮고, 또 해ㆍ달ㆍ별의 모양을 만들어 공중에 펼쳐 놓고, 보배 꽃 수실을 곳곳에 드리우게 하였다. 또한 가지가지 검은 소꼬리를 그 사이에 섞어서 드리웠다.

이렇게 신기루의 건달바성과 같이 가비라성을 장엄하고 나서 라후라를 데리고 성에 들어오게 하였다. 그리고 나서 모든 석가족의 종족과 권속들을 다 모이게 한 뒤 갖가지 필요한 재물과 음식을 준비한 다음, 아이의 이름을 짓도록 하였다. 그가 태어난 날, 즉 야수다라가 아이를 낳을 때는 라후라 아수라왕이 그 달을 잡고 먹었다가 찰나 사이에 도로 뱉어 놓은 때였다. 이런 까닭에 석가족 모든 친척들은 상의하기를, 라후라 아수라왕이 달을 잡아먹는 순간에 이 동자를 낳았으므로 아이의 이름을 ‘라후라’라고 부르기로 하였던 것이다.

라후라는 매우 귀엽고 예뻐서 그를 보는 사람이면 누구나 즐거워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살결은 순금색과 같은 황백색이고 정수리는 일산을 덮은 것과 같았으며, 코는 높고 반듯하니 마치 앵무새 같고, 두 팔이 길어 무릎 아래까지 드리워지며, 몸의 팔다리와 골격들은 조금도 빠지는 데가 없었으며 모든 감각기관을 완전하게 갖추어서 조금도 부족하거나 아쉬운 부분이 없었다. 이 때 수두단왕은 라후라를 위하여 유모를 네 사람 두었으니, 첫째는 안아주는 사람, 둘째는 씻겨주는 사람, 셋째는 젖을 먹이는 사람, 넷째는 놀아주는 사람이었다. 이 네 명의 유모가 때를 잘 맞추어 기른 지 오래지 않아서 곧 지혜를 모두 갖추게 되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파라나성에서 큰 법륜(法輪)을 굴리셨는데 이때 모든 천신들이 서로 이 일을 알려 주니 이 소리가 서로서로 이어져서 범정천(梵頂天)에까지 이르렀다. 그리하여 수두단왕은 태자 실달다가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였으며 깨달음을 증득하고 난 뒤에 파라나성에서 큰 법륜을 굴리며 천상과 인간을 위하여 법을 연설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러자 수두단왕은 세존이 갑절이나 그리워졌다. 그리하여 그는 이런 생각을 하였다. ‘어떤 방법을 써야만 그 태자에게 모든 권속들을 어여삐 여기어 속히 이 가비라성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이런 생각을 하였다. ‘누구를 사자(使者)로 삼아서 보내야 좋을까? 누가 슬기롭고 꾀가 있어서 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서 곧장 이런 생각을 하였다. ‘우타이 국사(國師)의 아들과 차익(車匿) 두 사람은 어려서부터 실달과 흙장난을 항상 함께 하며 놀던 사이이다. 이 두 사람이 실달에게 갈 만하니, 나는 이제 이들을 사자로 삼아서 보내야겠다.’

수두단왕은 우타이 국사의 아들과 차익을 불러서 일렀다. “너희 두 사람은 때를 알라. 지금 태자가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고, 바라나성에서 모든 천상과 인간을 위하여 큰 법륜을 굴리며 모든 법을 연설하고 있다. 너희들은 지금 그 실달에게 가서 나의 칙명을 말하고 ‘지금 너 태자는 어려운 고행을 하여 그 궁극에 이르렀고, 마침내 너의 마음에 만족하도록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였다. 그리고 나아가 다시 위없는 법륜을 굴리며 천상과 인간을 위하여 모든 법을 연설하고 있다. 훌륭하다, 태자여. 이제 모든 권속들을 가엾게 여겨서 가비라성으로 속히 돌아오너라’라는 나의 마음을 전하여라.”

그러자 우타이 국사의 아들과 차익은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굽어살피소서. 실달다 태자께서 만약 오지 않으신다면 저희들은 또 어떤 방법을 생각해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왕은 대답하였다. “너희들은 그저 태자의 처분을 받기만 하여라.”

우타이 국사의 아들과 차익은 곧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의 칙명을 받들어 거행하겠습니다.”

그들은 왕의 칙명을 받고 나서 그 발에 절하고 각각 집으로 돌아가 부모와 모든 권속들에게 작별인사를 한 뒤에 파라나성 옛 선인들이 거처하던 녹야원을 향하여 여행을 떠났다. 그리하여 그곳에 도착하자 부처님 발에 절하고 한쪽에 물러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정반대왕의 명을 받들어 이곳에 왔습니다. 대왕께서는 ‘훌륭하다, 태자여. 너는 이제 고행을 성취하고 너의 마음에 소원이 이루어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고, 큰 법륜을 굴려 천상과 인간을 위하여 모든 법을 연설하는구나. 훌륭하다, 태자여. 이제는 권속들을 가엾게 여겨서 이곳 가비라성으로 어서 돌아오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말을 듣고 나서 곧 게송을 읊으셨다.

만약 사람이 이미 번뇌를 조복하고 나면

세상에 조복 못한 것이 없다네.

모든 부처의 경계는 가없으니

자취가 없고 또 오고 감도 없다네.

만약 사람이 그물에 들지 않으면

사랑이 생기는 곳도 없다네.

모든 부처의 경계는 가없으니

자취도 없고 또 오고 감도 없다네.

그러자 우타이 국사의 아들과 차익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나의 모든 제자와 같이 출가의 법을 배우지 않겠는가?”

부처님께서 그들에게 묻기 전에 그 두 사람은 이미 부처님을 향하여 출가하고픈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 두 사람은 출가하기를 원합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곧 출가를 허락하시고 구족계를 주셨다.

이 때 부처님께서는 출가하시고 나서 보리좌에서 일어나신 뒤에 아직까지 출생지인 가비라성을 향하고 있지 않으셨다. 또한 어진 벗이었던 다섯 비구들과 또 장로 야수타와 그 친한 벗으로 파라나성 태생인 네 명의 부자, 즉 비마라(毘滅)ㆍ소파후(蘇婆睺)ㆍ부루나(富樓那)ㆍ가파반제(伽婆般帝) 들을 아직 교화하지 못하였던 때였다.

그 때 존자 야수타에게는 착한 친구들 50여 명이 있었고, 장로 부루나미다라니자에게도 그를 따르던 31명의 무리가 있었다. 또 장로 마하 가전연에게는 또 8만 4천 명의 대중이 따르고 있었고, 장로 파비야에게도 또한 뛰어난 무리들 30명과 함께 행동하는 친한 벗들 60인이 있었다. 또 미기야(迷祇耶) 마을 태생인 장로 나비가서나야나(那毘迦栖那耶那) 등이 있었다.

그 때 또 한 바라문에게 딸이 두 명 있었는데 난타(難陀)와 바라(婆羅)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었다. 또 제바(提婆)라는 이름의 바라문과 그 아내가 있었으며, 장로 우루빈라가섭과 그 5백 명의 소라상투 범지들이 있었다. 또한 장로 나제 가섭과 소라상투 범지 3백 명이 있었고, 또 장로 가야가섭과 그 무리들은 2백 명이 있었는데 이들 역시 소라상투 범지들이었다. 그리고 장로 우파사나에게는 250명의 무리들이 있었다.

또한 어느 숲에 살면서 고행하던 5백 명의 선인(仙人)들에게도 법의 비를 내리고, 다시 왕사성의 빈비사라왕과 그 신하와 인민 등 무려 92나유타의 사람들과 장로 마하 가섭과 장로 사리불과 장로 목건련 등과 또 산사야 파리바사가 외도의 제자 5백 명 등 이런 대중들까지 모두 교화시키고 난 뒤에야 비로소 부처님께서는 출생지인 가비라성을 향하여 얼굴을 돌리고 앉으셨다.

우타이는 세존께서 출생지인 가비라성으로 얼굴을 돌리고 앉으시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또 여러 천왕들이 장로 우타이에게 말하였다. “장하다, 존자여. 지금 부처님께 모든 일가친척들을 가엾게 여기셔서 고향인 가비라성으로 돌아가실 것을 청하여라.”

장로 우타이는 여래께서 이제 고향을 향해 길을 떠나시려는 뜻을 내셨음을 짐작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의복을 정돈하여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몸을 굽히고 머리를 숙이고서 이렇게 게송을 읊었다.

마치 때 못 만난 모든 수목과 같이

꽃과 열매를 맺고자 때를 기다리는 것처럼

제때 아닌 꽃과 열매는 고운 빛이 없으니

부처님께서는 이제 갠지스강을 건너소서.

온갖 나무들에게서 꽃이 활짝 피어나면

그 꽃의 향기가 시방에 두루 합니다.

꽃이 피고 나면 열매가 맺듯이

세존이시여, 고향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습니다.

이 시절이 가장 좋고 가장 묘하여

샘과 못에서는 향기롭고 맑은 물이 샘솟고

온갖 새들이 숲에서 아름답게 지저귀며

만물이 즐거워하는 그 때가 되었습니다.

석가종족은 지난 옛날 발원하시기를

일체 대지를 내가 홀로 거두리라 하셨습니다.

세존께서 출가하자 크게 근심에 잠겨

마음이 즐겁지 않고 슬픔에 잠겼습니다.

그 모든 권속들이 조급히 생각하는 것은

세존의 아드님 라후라가 태어났기 때문이니

제발 그곳으로 가셔서 의심을 풀어 주소서.

대중들은 목마르게 보고싶어 합니다.

여래시여, 어머니의 양육하신 은혜를 생각하셔서

자비심으로 그 분을 가엾게 여기소서.

멀리서 오신 대성사(大聖師)를 보게 되면

크게 기쁨을 얻어 근심이 없어지리이다.

언제나 황금빛 몸의 내 아들이

이 가비라성에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을까 하며

석가족의 대왕이신 수두단왕께서

지난날 이런 미묘한 원을 세웠습니다.

지금은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

세존께서 즐겁게 여행하시기에 다시없이 좋습니다.

필수(畢宿)1)가 달을 우러르며 돌듯이

수많은 석가족이 우러러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때 부처님께서는 장로 우타이에게 말씀하셨다. “너 우타이여, 만약 그러하다면 너희 두 사람은 먼저 가비라성에 가서 나의 친족인 석가족들에게 ‘이제 태자께서 고행을 성취하였다. 그대들을 가엾게 여기는 까닭에 머지 않아 이곳으로 오실 것이다’라고 알려주어라.”

우타이와 차익은 부처님의 명령을 받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저희들은 감히 어기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대고 절을 한 뒤에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서 작별 인사를 올린 뒤에 길을 떠났다. 그리하여 점차 나아가 가비라성 니구타숲에 이르렀으며 그 숲에 의지하여 잠시 머물러 있었다.

이 때 수두단왕은 화려하게 장식한 보배 수레를 타고 그 동산에 나가 유람하다가 멀리서 장로 차익과 우타이가 머리와 수염을 깎고 몸에 가사를 입고 손에 발우를 든 모습을 발견하였다. 그 모습을 본 수두단왕은 모든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대신들이여, 저들은 어떤 사람이기에 머리를 깎고 몸에 물든 옷을 입고 손에 발우를 들었느냐?”

대신들은 왕에게 대답하였다. “저 두 사람이 바로 실달 태자님의 제자들입니다.”

수두단왕은 이 말을 듣자, 즐거움이 사라지고 마음이 슬픔으로 차올라 이렇게 말하였다. “내 아들은 단정하고 훌륭하여 마치 황금으로 만든 상처럼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그의 몸이 저 자들처럼 보기 싫게 변하였단 말인가.”

그리고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이 두 사람을 나에게 보이지 않게 하라.”

이렇게 말하고 동산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자 대신들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지금 저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은 바로 국사의 아들이요, 다른 한 사람은 실달 태자의 시자(侍者)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자 그들을 차마 쫓아 버릴 수가 없었다. 수두단왕이 동산을 다 둘러본 뒤에 떠나려 할 때 신하들은 왕이 그 장로 두 사람을 보고 불쾌하게 여길까 두려워서 그들을 빈 담장 안에 있게 하였다.

한편 그 때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이제 빨리 옷과 발우를 갖추어라. 나는 이제 여러 나라의 성읍과 촌락을 유행(遊行)할 것이며, 이것은 바로 모든 권속들을 가엾게 여긴 까닭에 나의 고향인 가비라성으로 돌아가기 위함이다.”

그러자 장로 사리불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여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이렇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신기합니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가셔야 할 때입니다. 참으로 정묘합니다. 세존이시여, 바로 지금이 여러 나라들과 성읍들을 유행하실 시간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사리불아, 너 이제 이런 일을 듣고자 한다면 내 너를 위하여 시기(尸棄) 여래ㆍ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께서 고향을 돌아보시기 위해 여러 곳의 성읍과 마을을 둘러보셨으며 그 때 있었던 아름답고 유쾌하였던 인연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사리불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제발 비구들을 위하여 지난 옛적 시기 여래께서 고향으로 나아가시면서 여러 나라와 성읍을 둘러보시던 일들을 널리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난 다음에 그와 같이 기억하도록 해주십시오.”

이 때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시기여래께서 고향을 유람하시던 일을 말씀 하셨다.

착하다, 가장 묘한 사리불아

너 이제 일심으로 들어보아라.

옛날 시기대성여래께서

당신의 고향을 찾아가실 때

시기여래ㆍ불세존께서 들리시는

그 어떤 부락이나 마을마다

8공덕수의 맛을 모두 갖춘

감로의 샘물이 곳곳에서 절로 생겼네.

시기여래ㆍ불세존께서 들리시는

그 어떤 부락이나 마을마다

곳곳에서 온갖 나무들이 꽃을 피우고

가지와 잎이 소담스레 드리워졌네.

.....

주)-------------------------------------------------------------

1) 28수(宿) 가운데 하나.

첨부 파일에 본문 내용 계속 됩니다.

출전 : 고려대장경 연구소, 동국역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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