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법화경(正法華經) 10권 중 제 4권
정법화경 제4권
서진 월지국 축법호 한역
오진탁 번역
7. 왕고품(往古品)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아득한 옛날 구원(久遠)의 세상일 때 헤아리기 어려운 무앙수 겁 이전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는 대통중혜(大通衆慧) 여래․지진․등정각․ 명행성․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중우이니라. 세계의 명칭은 대식가(大殖稼)이고, 겁의 이름은 소재형색(所在形色)이니라.
그 부처님께서 경전을 설하신 지가 한량이 없었으니, 비유컨대 삼천대천 세계에 있는 모든 땅을 어느 사부(士夫)가 모두 쪼개어서 이 한 불국토를 모두 티끌로 만들고, 한 티끌을 취하여 동쪽으로 1천 불국토에 있는 미진수 국토를 지날 때마다 한 티끌을 떨어트리는데, 이와 같은 식으로 한 티끌을 다시 취하여 동쪽으로 가면서 앞에서와 같이 불세계의 미진수처럼 한 티끌을 떨어트려서 삼천대천세계의 티끌을 다하게 하여 남김없이 동방을 두루한다면, 이와 같이 무량한 불국토를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모든 불국토의 변제(邊際)를 헤아릴 수 있겠느냐?”
이에 어느 비구가 답했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계산할 수 없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불국토의 숫자는 아득하게 많으니라. 예컨대 어느 누가 하나 하나의 티끌을 취하여 모든 불국토에 떨어트릴지라도 모든 불국토의 티끌은 헤아릴 수 없는 억백천해조재(億百千垓兆載)의 모든 겁이니라. 그 부처님께서 멸도한 이후의 겁수가 얼마나 장구한지 알고 싶어도 불가사의하고 무량하여 헤아리기 어려우니, 대통중혜 부처님께서 도력(道力)을 나타내 보이고 멸도하신 이후의 법이 머무는 겁수 또한 이와 마찬가지니라.”
이어 세존께서 게송을 읊으셨다.
내가 지난 과거 생각하니
무수억 겁 이전인 그 때에
여래 양족존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는 대통중혜여래로서
자비롭기가 그지없었네.
그 당시에 세존께서는
대중 위에서 취하셨으니
예컨대 이 부처님 세계를
모두 분쇄해서 티끌로 만들고
가령 어느 누가
티끌 하나하나를
1천 세계를 지날 때마다
한 티끌씩 떨어트려 놓는다면
이와 같이 순차적으로
성존(聖尊)의 국토에
그가 티끌을 떨어뜨려서
모두 다 두루하는데,
설사 이러한 숫자로
모두 다 두루하게 한다 해도
불세계의 한계는
헤아릴 수가 없으니
일체에 존재하는
대성(大聖)의 국토도
그 소유한 티끌이
또한 한량이 없어서
모두 깨뜨려 분쇄하여
남김 없게 하느니라.
지존(至尊)이신 대성(大聖)께서는
이렇게 오고 가시니
그 부처님께서 안주하고
멸도를 끝내시고 나면
그 겁의 수도 이와 같아서
무량억천이나 되니
그 한도를 헤아리고자 해도
능히 생각 미칠 수 없느니라.
멸도한 이래로
어느 정도의 겁수를
저 당시의 도사(導師)께서
오래 지나고서야 비로소
여러 제자와 보살의 행이
여래의 지혜로 이와 같이
외외(巍巍)하게 되리라.
성인께서 멸도한 이후를
지금 여래는 다 염(念)하나니
비구여, 부처의 지혜를 알고자 하면
성스런 밝음이 두루 도달하여
그 평등함이 다름이 없으리라.
부처님은 과거의 무수한 겁을
모두 깨달아 요달했으니
그 미묘한 무루(無漏)의 뜻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리라.
또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그 대통중혜여래 정각께서는 수명이 44억백천 겁이니,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로써 처음 도량에 올라가 나무 아래 앉으셔서 1겁 동안 묵연히 계셨는데, 2겁에 이르러도 정각을 얻지 못했느니라. 그러다가 10겁이 되어도 몸을 일으키거나 동요함이 없었고, 몸이 기울지도 않고 스스로 생각하지도 않았고, 도무지 사념(思念)으로써 제법(諸法)에 향하지도 않았는데, 마침내 보리수 아래에서 마군의 권속들을 항복 받아 정각을 이루게 되었느니라.
그 때 도리천의 천자가 대사자의 자리를 화현(化現)으로 만들었는데, 사방 40리에 달했느니라. 부처님께서 그 자리에 앉아 좌정하시자, 여러 범천의 천자가 두루 하늘 꽃을 40리에 걸쳐 비처럼 내렸으며, 자연히 바람이 불어서 온갖 꽃을 날려서 부처님 위에 흩뿌렸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나무 아래에서 10중겁 가득 차도록 계셨는데, 하늘 꽃은 분분하게 날리면서 10겁이 다하도록 끊이지 않았느니라. 또한 사천왕(四天王)과 여러 천자는 갖가지 기악을 뇌성처럼 울렸으며, 항상 꽃․향․기악을 대성께 공양 올렸는데 쉬거나 게으름을 피운 적이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계속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세존이신 대통중혜여래께서는 10겁이 다하게 되자 마침내 무상정진도를 성취하여 최정각(最正覺)이 되어서 멸도에 이르렀는데, 그 때도 공양하는 데 게으르지 않았느니라.
그 부처님께서 집에 있으면서 아직 나라를 버리지 않은 태자였을 때 열여섯 아들이 있었으니, 단정함이 남달리 뛰어났고 지혜도 미치기 어려웠으며, 용모도 으뜸이고 성품이 인자하고 온화했느니라. 그 때 열여섯 왕자는 제각기 스스로 몇 종류의 즐거움이 있었는데, 거처에서 놀고 유람하는 것이 유쾌하기가 말로 할 수 없었으며, 금슬(琴瑟)의 기악도 또한 헤아릴 수 없었느니 라. 왕자들은 불세존께서 최정각을 성취하심을 보았는데, 그 때 자연스럽게 대법(大法)의 음성이 들리자 곧 나라를 버리고 전륜왕의 지위․만민(萬民)․기악․여러 오락 등을 버리고 떠났느니라.
그리고는 주위를 둘러싼 권속․성인․현인․대향제왕(大饗帝王) 백천 명과 함께, 그리고 헤아리기 어려운 억백천의 무리와 다 함께 모여서 세존께서 계신 도량을 찾아가 머리 숙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자 하였느니라. 그래서 무리들은 엄숙하게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숙이고는 세존의 주위를 세 번 돌고 난 뒤에 한쪽에 물러나서 게송을 읊었느니라.
지극히 존귀해서 더 이상 위가 없는
대통중혜부처님께서는
무량억 겁에 걸쳐서
평등하게 덕을 쌓으셨으며
최상의 미묘한 뜻으로
일체 중생을 불쌍히 여겨서
원하는 바를 구족하게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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