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심수행장
(마음 닦는 수행자들에게 당부하는 글)

전자잡지 월간 좋은인연 편집부編譯

發心修行章


元曉述


부처님의 적멸궁이 장엄스러운 것은
오랜 세월동안 인욕 고행 한 까닭이요,
중생들이 불 구덩이 속으로 윤회하는 것은
긴 시간동안 탐욕을 놓지 못했기 때문이라.


夫諸佛諸佛 莊嚴寂滅宮
於多劫海 捨欲苦行
衆生衆生 輪廻火宅門
於無量世 貪欲不捨



오지 못하게 막지 않는 극락에 사람들이
적게 가는 것은 탐욕과 성냄 그리고 어리석음으로
자신의 보물로 삼았기 때문이며,
오라고 유혹하지 않는 지옥에 사람들이 많이 가는 것은 욕망으로 자신의 보배로 삼았기 때문이다.

無防天堂 少往至者 三毒煩惱 爲自家財
無誘惡道 多往入者 四蛇五欲 爲妄心寶


사람이라면 그 누군들 마음을 닦고자 하지
않으리요 마는 그렇지 못하는 것은 애욕에
얽혔기 때문이니, 비롯 번잡한 세상을 벗어나
마음을 닦지 못한다 할지라도 자신이 처한 곳에서
능력을 따라 선행을 버리지 말지어다.


人誰不欲歸山修道 而爲不進愛欲所纏
然而不歸山藪修心 隨自身力不捨善行



그러므로 쾌락을 과감히 버린다면 성인처럼
공경 받을 것이며, 어려운 일을 즐겨 행한다면
성인처럼 존중받을 것이니,
재물만을 간탐하는 것은 마귀의 권속이요,
자비로운 마음으로 보시하는 것은 부처님의
제자이니라.


自樂能捨信敬如聖 難行能行尊重如佛
간貪於物是魔眷屬 慈悲布施是法王子



깊은 산이나 높은 바위산은 지혜로운 이가
살 곳이요, 깊은 산 푸른 숲은 마음 닦는 이가
거처할 곳이로다.


高岳峨巖智人所居 碧松深谷行者所棲



(무릇 마음 닦는 이는)
나무 열매 풀 뿌리로 주린 배를 채우고
맑은 물로 갈증을 다스를 지니
아무리 산해진미를 차려 먹어도
이 몸은 끝내 무너질 것이며
비단 등으로 멋을 부려도
목숨은 끝이 분명하도다.


飢餐木果慰其飢腸 渴飮流水息其渴情
喫甘愛養此身定壞 著柔守護命必有終



바위 굴로 법당을 삼고
새 소리로 즐거운 벗을 삼을지니
무릎이 얼음같이 차가워도 편안함을 구하지
말 것이며,
배가 주려 끊어질 것 같아도 식탐을 내지 말지니라


助響巖穴爲念佛堂 哀鳴鴨鳥爲歡心友
拜膝如氷無戀火心 餓腸如切無求食念



백 년이라 한들 잠깐인데 어찌 배우지 않으며
일생이 얼마 길래 닦지 않고 게으름 피울 것인가

忽至百年云何不學 一生幾何不修於逸



무릇 스님이란 모든 애착을 끊은 자이며
출가란 세속의 욕망을 갈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 닦는 이가 세속의 욕망이나 명예에 얽히는 것은 마치 개가 코끼리 가죽을 뒤 짚어
쓰는 것과 같으며, 출가자가 애정이나 욕정에
사로 잡히는 것은 고슴도치가 쥐구멍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처럼 어울리지 않는 일이로다.

離心中愛是名沙門 不戀世俗是名出家
行者羅網狗被象皮 道人戀懷蝟入鼠宮



비록 재주와 지혜가 있을지라도 세속에 오랫동안
안주하면 걱정하지 않을 수 없으며.
한편 마음을 닦지 않을지라도 세속의 온갖 굴레에서 벗어난 사람은 여러 성인들이 안도할 것이다.
그리고 비록 배운 것이 아무리 많다 할지라도
계율을 지키지 않는 것은 마치 보배있는 곳을
가르쳐주어도 가지 않는 것과 같으며, 또한
부지런히 닦는다 할지라도 지혜가 없는 것은
동쪽으로 가고자 하나 서쪽으로 가는 것과 같다.
따라서 지혜로운 자의 행동은 쌀로 밥을 짓는
것처럼 당연하지만, 슬기롭지 못한 이는 모래로
밥을 지으려는 것처럼 어리석다.


雖有才智居邑家者 諸佛是人生悲憂心
設無道行住山室者 衆聖是人生歡喜心
雖有才學無戒行者 如寶所導而不起行
雖有勤行無智慧者 欲往東方而向西行
有智人所行 蒸米作飯
無智人所行 蒸沙作飯



사람들은 밥을 지어 주린 배를 위로할 줄은 알지만
배워서 어리석음을 고칠 줄은 모르네.


共知喫食而慰飢腸 不知學法而改癡心



행동과 지혜가 모두 원만한 것은 수레의 두 바퀴
같으며, 나와 남이 함께 이로움은 새의 두 날개와
같다네.
축원을 할 때 그 뜻을 모른다면 시주자들에게
부끄럽지 않겠는가. 그리고 의식을 행할 때
그 참 뜻을 모른다면 성현님네에게 죄스럽지
않겠는가.


行智俱備如車二輪 自利利他如鳥兩翼
得粥祝願不解其意 亦不檀越所羞恥乎
得食唱唄不達其趣 亦不賢聖應愧乎



깨끗하고 더러움을 모르는 버러지들을
사람들이 싫어하듯
마음 닦는 수행자로서 나쁨과 착함을
분별하지 못한다면 성현님네들께서 꺼려할 것이로다.

人惡尾蟲不辨淨穢 聖憎沙門不辨淨穢



세상의 온갖 근심 걱정을 여의고
천상에 가는데는 계율을 잘 지키는 것이
좋은 방편이로다.
그러나 파계하면서도 오히려 남의 복 밭이 되려고
하는 것은 부러진 날개로 거북을 업고 날으려고
하는 새와 같은 모습이로다.

棄世間喧乘空天上 戒爲善梯
是故破戒爲他福田 如折翼鳥負龜翔空



자기의 죄를 스스로 벗지 못하면
남의 허물 역시 벗겨줄 수 없으니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서
어찌 시주의 은혜만을 입으려고 하는가.

自罪未脫他罪不贖 然豈無戒行受他供給

수행 없이 헛되이 이 몸만 돌본들
아무런 이로움이 없을 것이며
무상한 이 몸에 애착을 가져도 영원히
지킬 수 없으니 만약, 용상의 덕을 바란다면
모진 고통을 참을 것이며
사자의 자리를 구한다면 온갖 탐욕과 쾌락을
버려야 할 것이니라.


無行空身養無利益 無常浮命愛惜不保
望龍象德能忍長苦 期獅子座永背欲樂



수행자의 마음이 깨끗하면 여러 성현이
칭찬할 것이지만 만약 색욕을 품는다면
선신이 저 버릴 것이로다.
사대로 이루어진 이 몸은 한 순간 흩어짐으로
오랜 세월 동안 보존할 수 없으니 ...
오늘도 벌써 저녁이로다. 자못 아침에 행할지니라

行者心淨諸天共讚 道人戀色善神捨離
四大忽散不保久住 今日夕矣 頗行朝哉



세간의 즐거움 뒤에는 고통이 따르니
어찌하여 탐착할 것이며
한 번 참으면 오랫동안 마음이 편하니
어찌 아니 다스릴 것인가.


世樂後苦何貪着哉 一忍長樂何不修哉



도를 닦는 이가 탐욕을 내는 것은
수행자들의 수치요,
출가자가 재물을 모으는 것은
군자들의 웃음거리라네.

道人貪是行者羞恥 出家富是君子所笑



이 말이 아직 다 끝내지도 않았건만
사람들은 여전히 탐욕과 집착을 그치지 않고
또 할 말이 남았건만
여전히 애착을 버리지 못하구나.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데도 세상의 인연을 끊지
못하고, 또 그런 일 역시 많건만 끊을 마음을
내지 않는구나....

遮言不盡貪着不已 第二無盡不斷愛着
此事無限世事不捨 彼謀無際絶心不起



매일 죄를 지어 날마다 늘어나지만
착한 일은 적게 하는 구나.
일 년 내내 번뇌에 쌓여
깨달음으로 나아가지 못하네.


今日不盡造惡日多 明日無盡作善日少
今年不盡無限煩惱 來年無盡不進菩提



시간이 모여 하루가 지나고, 하루가 모여 한 달이
지나며, 달이 모여 일 년이 지나듯이 여럿 해를 지나 죽음의 문턱에 이르는구나

時時移移速經日夜 日日移移速經月晦
月月移移忽來年至 年年移移暫到死門


부숴진 수레가 움직일 수 없듯
늙으면 수행하기 어려운 것,
드러누워 게으름만 피우고
비록 힘을 내어 앉아 봐도 정신이 없도다.

破車不行老人不修 臥生懈怠坐起亂識



어찌 닦지 않고 밤낮 헛되이 보낼 것이며
어찌 무상한 이 몸만을 위하고
수행하지 않으며 생을 보내리오
이 몸둥아리는 멀지 않아 죽을 것이 분명한데
다음 생은 어이 하리오


幾生不修虛過日夜 幾活空身一生不修
身必有終後身何乎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급하고도 급하구나

莫速急乎 莫速急乎




이 글은 윤문을 하지 않은 채 올렸습니다.
한문에 서투른 분들을 위해 대충 뜻이 통하도록
역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