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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주림(法苑珠林) 100권 중 제 81~90권
글쓴이 : 백련사 날짜 : 2011-08-13 (토) 12:21 조회 :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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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주림(法苑珠林) 100권 중 제 81~90권

법원주림 제 81 권

서명사 사문 석도세 지음

송성수 번역

85. 육도편(六度篇) ②

(6) 양경부(量境部)

보시하는 사람의 행에는 지혜로움과 어리석음이 있다.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보시를 행할 때에 반드시 먼저 그 사람을 관찰하나니, 이익이 있으면 보시하고 이익이 없으면 보시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바새계경(優婆塞戒經)에서 말하였다.

"만일 빈궁한 이를 보거든 먼저 말하기를 '당신은 3보에 귀의하고 재계(齋戒)를 받을 수 있습니까?'하여 '할 수 있다'고 하면 먼저 3귀(歸)와 재계를 수여한 뒤에 보시할 물건을 줄 것이며, 만일 '할 수 없다'고 하면 다시 말하기를 '나의 말을 따라서 온갖 법은 무상하고 나[我]가 없고 열반의 적멸함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까?'라고 하여 '할 수 있다'고 하면 그렇게 교화한 뒤에 보시한다. 그리고 그 재물이 없는 이를 교화하듯이 그밖에 재물이 있는 이에게도 이렇게 보시하게 한다."

또 그가 어리석은 사람이면 재물에 탐착하면서 사람이나 물건이 남에게 속해 있고 무상함을 모르기 때문에 그리워하고 집착하고 아까워한다. 보살은 이런 이익이 없는 물건을 보면 그로 하여금 급히 보시하게 할 뿐 아니라 그런 일을 그만두고 도업(道業)을 닦게 한다. 그러므로 『대장엄론(大莊嚴論)』에서 말하였다.

"만일 재물이 고뇌를 일으키게 하면 저축하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값진 물건이나 보배라 해도 반드시 여의어야 하나니, 마치 벌이 꿀을 만들면 남이 먹고 자기는 먹지 못하는 것처럼 재보도 또한 그와 같은 것이다."

또 『지지론(地持論)』에서 말하였다.

"만일 보살이 하는 보시가 남으로 하여금 괴로움을 받게 하거나 핍박을 당하게 하거나 침해받고 속임을 당하게 하거나 또는 법답지 않은 요구를 받게 하는 것이면 자기의 힘이든 다른 이의 힘을 빌리든 바라는 바를 따르지 말 아야 한다. 중생을 위한 것이므로 차라리 자기의 신명을 버릴지언정 그의 욕심을 따르지 않아야 한다. 핍박을 당하게 되어도 보시하지 말 것이니, 그 이유는 보살이 청정한 보시를 행할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보살이 이 밖에 보시하지 않아야 할 것이 있으니, 만일 어떤 중생이 독이나 불이나 칼이나 술을 구하거나 중매 따위로 희롱을 하려는 것 등, 온갖 법에 어긋난 것을 와서 구걸하면 보살은 보시하지 않아야 한다. 만일 보시하게 되면 대부분이 악을 짓고 악도에 떨어져서 저 언덕[彼岸]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일 다른 이가 와서 나의 몸의 어느 부분을 요구하면 곧 베풀어 주어야 하며, 다른 앞사람을 헤아리면서 퇴굴(退屈)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한다.

또 『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 어떻게 보시하면 저 언덕에 이르기도 하고 저 언덕에 이르지 않기도 합니까?

사리불이 60겁 동안 보살의 도를 행하면서 저 언덕으로 건너고자 했다. 그때 어느 걸인이 와서 그의 눈을 구걸하자 사리불이 말했다.

'눈은 소용도 없으면서 무엇 때문에 구하십니까? 만일 나의 몸이나 재물을 구하신다면 드리겠습니다.'

걸인이 대답했다.

'소용없습니다. 오직 눈만을 얻고 싶습니다. 만일 당신이 진실로 보시를 행하는 이라면 눈을 주십시오.'

그래서 사리불은 눈 한 개를 뽑아서 주었다. 걸인은 눈을 얻자마자 사리불 앞에서 냄새를 맡아보다가 더럽다면서 침을 뱉으며 땅에다 버리고는 게다가 발로 짓이겨버렸다.

사리불은 이를 보고 생각하였다.

'이런 못된 사람은 제도하기 어렵구나. 눈은 실로 소용이 없었는데도 억지로 구하더니 얻은 뒤에는 쓸데없다고 버리면서 발로 짓이기기까지 하니 말이다. 너무도 못되었구나. 이러한 무리는 제도할 수 없다. 차라리 스스로를 조복하여 일찍이 생사를 건너는 것이 낫겠다.'

이렇게 생각한 뒤에 보살의 도에서 물러나 소승으로 회향한 것이니, 이것을 바로 저 언덕에 이르지 못했다고 이름하는 것이다. 만일 물러나지 않고서 불도를 이루어 마치면, 그것을 저 언덕에 이른다고 이름하는 것이다."

(7) 복전부(福田部)

『우바새계경』에서 말씀하였다.

"만일 축생에게 보시하면 1백 배의 과보를 얻고, 계율을 깨뜨린 이에게 보시하면 천 배의 과보를 얻으며, 계율을 지닌 이에게 보시하면 10만 배의 과보를 얻고 외도(外道)로서 욕심을 여읜 사람에게 보시하면 백만 배의 과보를 얻으며, 도를 향(向)하여 수행하는 이에게 보시하면 천억 배의 과보를 얻고, 수다원(須陀洹)에게 보시하면 한량없는 과보를 얻으며, 사다함(斯陀含)을 향하여 보시해도 한량없는 과보를 얻고, 나아가 부처님께 보시하여도 한량없는 과보를 얻느니라.

나는 이제 너희들이 모든 복전(福田)을 분별하도록 하기 위하여 이런 말을 한 것이다. 만일 지극한 마음으로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어서 축생에게 보시하면 오롯한 마음으로 공경하면서 모든 부처님께 보시하여 얻는 그 복과 똑같아서 조금도 차별이 없느니라.

백 배를 얻는다고 말하는 것은, 가령 수명과 물질[色力]과 안락과 변재를 그에게 보시하면 시주도 뒤에 수명과 물질[色力] 과 안락과 변재를 각각 백 배 나아가 한량없이 얻게 됨이 그와 같다는 듯이다. 그러므로 나는 계경 속에서 이와 같이 말한 것이다.

'내가 사리불에게 보시하고 사리불도 나에게 보시하였다. 그러나 나는 얻는 복이 많지마는 사리불이 얻는 복은 많지 않다."

혹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받는 이가 악을 지으면 그 죄는 시주에게 미친다'고 하는데 이런 이치는 옳지 아니하다. 왜냐 하면 시주가 보시할 때에는 그의 고통을 깨뜨려 주기 위한 것이지, 죄를 짓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주는 반드시 좋은 과보를 얻을 것이다. 받는 이가 죄악을 지었으면 그 죄는 제 몸에게로 모이지 시주에게는 미치지 않는다."

만일 성인에게 베풀어서 복을 얻는 것이 많다면, 어찌하여 경에서는 '지혜 있는 사람이 보시를 행할 때는 복전을 가리지 않는다'고 했습니까?

지금 이 뜻을 해석하자면 여러 갈래가 있으니, 보시하는 사람에게는 어리석음과 지혜로움의 구별이 있고 보시하는 대상에는 자비[悲]와 공경[敬]의 다름이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자비는 바로 가난하여 곤경을 겪는 이를 말하고 공경은 바로 3보를 말한 것이다. 자비에는 복전[田]은 하열하나 마음[心]은 수승하고, 공경은 복전은 수승하나 마음이 하열하다. 만일 마음의 수승함만을 취하여 부처님께 보시한다면 가난한 이에게 보시하는 것보다 못하다.

그러므로 『상법결의경(像法決疑經)』에서 말하였다.

"어떤 중생들은 남이 모으고 쌓아서 모든 복업을 짓는 것을 보고 다만 명예와 이름만을 구하기 위해 온 집안의 재물을 다 기울여 보시하면서도 가난하고 고독한 이를 보면 꾸짖고 내쫓으면서 털끝만큼도 구제하지 않는 이가 있다. 이러한 중생을 전도된 선행을 짓는다 하며, 화(禍)와 복(福)에 어리석고 미쳐있다고 하니 이를 이름하여 올바르지 못한 복을 짓는다 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불쌍하기 그지없으니, 재물은 아주 많이 베풀면서도 얻는 복은 아주 적기 때문이다.

선남자야, 나는 어느 때 대중들에게 말하기를 '설령 사람이 아승기(阿僧祇) 동안 몸으로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과 성문들에게 공양한다 해도, 어떤 사람이 축생에게 한 입의 음식을 보시하는 것보다 못하다. 그 복은 저것보다 백천만 배 더 뛰어나서 한량없고 그지없는 것이며, 나아가 주린 개와 개미 새끼들에게 베풀어주는 자비의 밭이 가장 수승하다'라고 했느니라."

또 『지도론』에서 말하였다.

"사리불이 한 발우의 밥을 부처님께 올렸더니 부처님께서는 곧 개에게 주면서 사리불에게 물으셨다.

'누가 복을 얻는 것이 더 많겠느냐?'

사리불이 말하였다.

'제가 불법의 이치를 이해하기로는 부처님께서 개에게 주셔서 얻는 복이 더 많을 것입니다.'

만일 법을 공경하고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지위를 알면서 수도하는 일에 의지한다면 공경의 밭이 더 수승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바새계경』에서 말하였다.

"만일 축생에게 보시하면 1백 배의 과보를 얻고, 나아가 수다원에게 보시하면 한량없는 과보를 얻는다. 아라한과 벽지불조차도 오히려 부처님보다 못한 이들이거늘 하물며 그 밖의 무리들이겠는가. 만일 평등에 의거하여 보시를 행한 사람이라면 자비와 공경을 따질 필요가 없다. 평등한 마음으로 보시하면 그 얻는 복이 크고 넓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유마경(維摩經)』에서 말하였다.

"나누어 두 몫으로 만들어서 한 몫은 저 난승(難勝)부처님께 보시하고 한 몫은 성 안의 가장 천한 걸인에게 준다면 그 복전은 둘이 없고 똑같다."

또 『현우경(賢愚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의 이모 마하파사파제(摩訶波?波提)는 부처님께서 출가하시자 손수 베를 짜서 미리 한 단(端)의 금빛 모직물로 방석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는 언제나 마음에 쌓아두고서 잊지 않은 채 부처님만을 기다리다가 이윽고 부처님을 뵙게 되자 기쁨이 심장과 골수에 사무쳐서 이내 그 방석을 가져다가 여래께 올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교담미(?曇彌)에게 말씀하셨다.

'당신은 이 방석을 가져다가 저 스님들에게 바치십시오.'

파제는 거듭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출가하신 뒤부터 늘 생각하면서 손수 베를 짰고 간절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기다렸습니다. 부디 저를 가엾이 여기셔서 받아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머님께서 오로지 한 마음으로 저에게 주시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은혜와 사랑의 마음에서 한 보시는 복이 크고 넓지 못합니다. 만일 스님들께 보시하면 그 얻는 복이 한층 더 많습니다. 저는 이런 일을 알고 있으므로 권하는 것입니다."

또 『거사청승복전경(居士請僧福田經)』에서 말하였다.

"5백 명의 나한을 따로 청하는 것은 차례대로 한 평범한 스님을 청하는 것보다 못하다. 나의 법 안에는 따로 청을 받는 법이 없으니, 만일 어떤 이가 스님을 따로 청하면 나의 제자가 아니다. 이는 6사(師)의 법으로서 일곱 부처님께서도 허가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보시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기 때문에 하나로 대강 추려서 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8) 상대부(相對部)

여기에는 따로 다섯 종류의 상대(相對)가 있다.

첫 번째는 복전[田]과 재물[財]의 상대로서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복전은 수승[勝]하나 재물은 하열[劣]한 것이니, 마치 어린 아이가 흙을 부처님께 보시하는 것과 같다. 둘째는 재물은 수승하나 복전은 하열한 것이니, 마치 보물을 가져다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과 같다. 셋째는 복전과 재물이 다 같이 수승한 것이니, 마치 보물을 가져다 부처님들께 보시하는 것과 같다. 넷째는 복전과 재물이 다 같이 하열한 것이니, 마치 풀을 가져다 짐승에게 보시하는 것과 같다.

두 번째는 경함[輕]과 중함[重]의 상대로서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마음은 중하나 재물은 경한 것이니, 마치 가난한 여인이 1전(錢)을 대중에게 보시하여서 복을 얻음이 크고 많은 것과 같다. 둘째는 재물은 중하나 마음이 경한 것이니, 마치 왕의 부인이 교만한 마음으로 보물을 많이 가져다 대중에게 보시했더라도 얻는 보은 적은 것과 같다.[셋째와 넷째의 두 가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세 번째는 비움[空]과 있음[有]의 상대이다. 첫째는 마음을 비웠으나 경계는 비우지 못한 것이니, 마치 비록 공관(空觀)을 배우기는 했으나 재물이 아까워서 보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리어 빈궁의 과보를 얻는 것과 같다. 둘째는 경계를 비웠으나 마음은 비우지 않은 것이니, 마치 재물이 덧없다는 것을 알아서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므로 복을 얻는 것이 더욱 많아지는 것과 같다.[셋째와 넷째의 두 가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네 번째는 많고[多] 적음[少]의 상대이니 다음과 같이 『법구비유경(法句譬喩經)』에서 말하였다.

"보시에는 네 가지 일이 있으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보시는 많으나 얻는 복은 적은 것이요, 둘째는 보시는 적으나 얻는 복은 많은 것이며, 셋째는 보시도 적고 얻는 복도 적은 것이요, 넷째는 보시도 많고 얻는 복도 많은 것이다."

무엇을 보시는 많으나 얻는 복은 적다고 하는가? 사람이 어리석어서 산 것을 죽여서 제사를 지내고 술을 먹으며 노래하고 춤추면서 돈과 재물을 낭비한다면 복과 지혜가 없는 것이니, 이것을 보시는 많으나 얻는 복은 적다고 한다.

무엇을 보시는 적으나 얻는 복은 많다고 하는가? 인자한 마음으로 도덕이 있는 사람에게 바쳐서 뭇 스님들이 그것을 먹은 뒤에 정진하면서 배우기도 하고 외우기도 하면, 비록 보시는 적으나 그 복은 더욱 많은 것이니, 이것을 보시는 적으나 얻는 복은 많다고 한다.

무엇을 보시도 적고 얻는 복도 적다고 하는가? 간탐과 나쁜 뜻으로 삿된 자나 외도에게 보시하면 둘 다 어리석은 것이니 그러므로 보시도 적고 얻는 복도 적다고 한다.

무엇을 보시도 많고 얻는 복도 많다고 하는가? 만일 어떤 어진 이가 세간의 무상함을 깨닫고서 좋은 마음으로 재물을 희사하여 탑과 절을 세우고 정사(精舍)와 과수원을 만들며 3존(尊)께 옷과 이불과 신발과 걸상과 음식 등을 공양하면, 이 복이야말로 마치 5대하(大河)가 흘러서 큰 바다로 들어가듯 복의 흐름도 그와 같아서 세세생생 끊어지지 않을 것이니, 이것을 보시도 많고 얻는 복도 많다고 한다.

다섯 번째는 더러움[染]과 깨끗함[淨]의 상대이니 『지도론』에서 말하였다.

"불법 중에는 네 가지 보시가 있다. 첫째는 보시한 이는 깨끗하나 받은 이가 깨끗하지 않고, 둘째는 보시한 이는 깨끗하지 않으나 받는 이가 깨끗하며, 셋째는 보시한 이나 받는 이가 다 같이 깨끗하고, 넷째는 보시한 이나 받는 이가 다 같이 깨끗하지 않은 것이다."

부처님 스스로가 부처님께 공양하기 때문에 이것을 다 같이 깨끗하다 한 것이니, 마치 동방의 보적불(寶積佛)께서 공덕의 힘으로 내신 꽃을 10주(住) 법신(法身)의 보명(普明)보살에게 맡겨 이 꽃을 보내어 석가모니불의 위에 뿌리게 함으로서 시방의 부처님께 이것이 제일가는 복전임을 아시게 함과 같은 것이다. 이것을 두 가지가 모두 깨끗하다고 한다.[나머지 구절은 이해할 수 있으리라.]

(9) 재시부(財施部)

『대보적경(大寶積經)』에서 말하였다.

"재물의 보시[財施]에는 다섯 종류가 있다. 첫째는 지극한 마음으로 보시하는 것이요, 둘째는 믿는 마음으로 보시하는 것이며, 셋째는 때를 따라 보시하는 것이요, 넷째는 자기 손수 보시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법답게 보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시하는 재물에는 옳은 것도 있고 그른 것도 있다. 법에 어긋난 재물은 설사 보시한다 하더라도 얻게 되는 복은 적을 것이며, 법다운 재물이면 얻는 복이 더욱 많을 것이다. 『대보적경』에서 말하였다.

"보시하지 않아야 할 것에 다시 다섯 가지의 일이 있다. 첫째는 도리를 어기고 구한 재물이면 남에게 보시하지 말 것이니, 그 재물이 청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는 술과 독약은 남에게 보시하지 말 것이니, 중생을 어지럽게 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짐승을 잡는 그물은 남에게 보시하지 말 것이니, 중생을 괴롭히기 때문이다. 넷째는 칼과 몽둥이와 화살은 남에게 보시하지 말 것이니, 중생을 해치기 때문이다. 다섯째는 음악과 여색(女色)은 남에게 보시하지 말 것이니 청정한 마음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또 『지지론(地持論)』에서 말하였다.

"보살은 역시 법답지 않은 음식을 보시하지 않으니, 이른바 출가한 사람에게 남은 찌꺼기의 음식인 똥·오줌·눈물·침·고름 및 피가 섞인 음식, 밥인지 보리밥인지 말하지 않고 모르는 척 음식을 보시하는 것이다. 법답지 않은 것이 섞여 있으면 버려야 한다. 이른바 마늘이 섞인 음식이 아니어야 하고, 고기가 섞인 음식이 아니어야 하고, 술이 섞인 음식이 아니어야 한다. 이러한 것이 섞였으면 법답지 않은 것이므로 남에게 보시하지 말아야 한다."

또 『지도론』에서 말하였다.

"만일 어떤 사람이 매로 때리고 고문하고 빼앗고 가두고 묶어서 얻은 그 재물로써 보시하면 코끼리나 말이나 소로 태어나는데, 비록 짐승의 몸을 받아 무거운 짐을 지고 채찍을 맞으며 굴레가 씌워지고 사람이 타는 일을 당한다손치더라도 좋은 집과 좋은 음식을 얻고 사람들의 아낌을 받으면서 필요한 것을 공급받는다. 또 마치 나쁜 사람이 성을 많이 내고 마음이 단정하지 못한 채 보시를 행하면 장차 용 안에 떨어져서 7보로 된 궁전과 묘한 음식과 좋은 빛깔을 얻는 것과 같다. 또 마치 교만한 사람이 교만과 성내는 마음이 많은 채 보시를 행하면, 금시조(金翅鳥) 안에 떨어져서 항상 자유로움이 여의보주(如意寶珠)로 영락을 삼은 것과 같아서 갖가지 구하는 것을 모두 얻어 뜻대로 되지 않음이 없으며 변화가 무쌍하여 일마다 이루지 못함이 없는 것과 같다.

또 마치 재상이나 벼슬아치가 인민들을 억울하게 다루고 법을 따르지 않으면서 빼앗은 그 재물로써 보시하면, 귀신 안에 떨어져서 구반다귀(鳩槃茶鬼)가 되어 갖가지 변화로 다섯 가지 경계[五塵]에서 스스로 즐거워하는 것과 같다. 또 마치 성내고 패악하고 사나운데다가 술과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보시를 행하면, 지야차귀(地夜叉鬼) 안에 떨어져서 언제나 갖가지 환락과 음악과 음식을 얻는 것과 같다. 또 마치 어떤 사람이 괴퍅하고 힘이 세어서 수레와 말을 보시하고 그 대신 걸어간다면, 장차 허공야차(虛空夜叉) 안에 떨어져서 큰 힘을 갖고 질풍처럼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과 같다.

또 마치 어떤 사람이 질투하는 마음으로 다투기를 좋아하면서도 좋은 방과 집과 침구·의복·음식을 보시하면, 그 때문에 궁관(宮觀)의 비행야차(飛行夜叉) 안에 태어나서 갖가지 오락과 몸을 편케 하는 물건이 있는 것과 같다."

만일 앞사람을 괴롭혀서 억지로 사람이나 재물을 구하여 복을 지으면 도리어 그 죄를 부르는 것이니, 마음을 고요히 하여 속마음을 다스림으로서 더욱 뛰어난 이익을 얻는 것만 못하다. 또 『우바새경(優婆塞經)』에서 말하였다.

"만일 권속을 괴롭혀서 얻은 물건을 보시하면, 이 사람은 미래 세상에 비록 큰 과보를 얻기는 하나 몸이 병고에 시달리게 된다. 만일 먼저 부모에게 공양하지 않고 처자와 종을 괴롭혀서 얻은 재물을 보시한 이를 나쁜 사람이라 하는데, 이는 거짓된 보시라 하지 옳은 보시라고 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보시한 이를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없어서 은혜를 갚을 줄 모르는 이라 하는데, 이런 사람은 미래 세상에 비록 재보를 얻는다 하더라도 항상 구하기만 할 뿐 쌓이지 않고 꺼내서 쓰지도 못하며 몸에 병고만 많다."

이런 글로써 증험하건대, 억지로 남을 부려서 얻은 물건으로 복을 짓고 닦는 이는 도리어 괴로움의 과보를 초래하거늘 어찌 이익을 낸다고 하겠는가. 지금은 말세(末世)라서 도인이든 속인이든 뒤바뀌어서 재(齋)와 강(講)을 경쟁하듯 일으켜 억지로 재물을 강요하여 탑과 절을 짓는데, 이는 경전의 뜻에 합치하지도 않고 도리어 앞서 말한 죄를 초래할 뿐이다. 그렇다면 고요히 앉아서 속으로 닦고 실행함만 못한 것이니, 벗어남[出離] 가운데서 이보다 더 수승한 것은 없다. 만일 어떤 이가 청정한 마음으로 남을 위해 설법하면, 그 사람들은 정성껏 공경하면서 법을 구하며 보시하게 된다. 그러면 곧 그들을 위해 법을 설해서 복과 지혜를 이루게 해야지, 앞서 말한 것을 판단해서 덩달아 배척하지 말아야 하며, 망령되이 비방하면서 앞서 말한 복을 억지로 막지도 말아야 한다. 또 『무성섭론석(無性攝論釋)』에서 말하였다.

"보살은 저 유정이 재물로 인하여 무거운 업장이 있음을 보기 때문에 보시하지 않으며 그로 하여금 보시해도 공하여 과보가 없음을 알게 한다. 설령 다시 그에게 보시한다 해도 받을 수가 없거늘, 무엇으로 보시한다 하겠는가?"

마치 다음 게송의 말과 같다.

어머니가 젖먹이에게 젖을 먹이되

세월이 가도 한결같아서 게으르지 않지만

젖먹이의 목구멍이 막혀버리면

먹이고 싶어도 어찌하겠는가?

차라리 가난한 이로 하여금 재물이 없게 해서

악취(惡趣)의 모든 나쁜 행을 여의게 할지언정

그가 부귀를 누리다가 모든 감관 어지럽혀

미래의 뭇 고통을 받게 하지는 말라.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시기에 맞춘 보시에는 다섯 가지 일의 이익이 있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먼 데서 온 사람에게 보시하고, 둘째는 멀리 가는 사람에게 보시하며, 셋째는 병든 사람에게 보시하고, 넷째는 넉넉지 못할 때에 보시하며, 다섯째는 햇과일이나 햇곡식 등을 얻으면 먼저 계를 지니면서 정진하는 사람에게 드리고 나중에 자신이 먹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이 다섯 가지 보시를 행하고자 하면 때에 따라 보시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 만일 때에 맞추어 청정하게 보시하면 때에 맞추어 과보를 받게 된다. 때의 마땅함을 따라 청정한 마음으로 보시하는 것은 추울 때에는 따뜻한 방과 털 이불과 땔나무와 불과 따뜻한 음식 등을 보시하는 것이며, 더울 때에는 서늘한 방과 가벼운 옷과 물과 부채와 차가운 물건 등을 보시하는 것이며 목마를 때에는 마실 것을 주고 배고플 때에는 먹을 것을 주며, 바람 불고 비가 올 때에는 공양을 보내고 날씨가 화창해지면 스님을 청하는 것이다. 이처럼 때를 따르면서 마음에 맞고 기쁘게 보시하면, 미래 세상에 복을 얻되 다시 순조로운 과보[順報]를 받느니라.'"

또 『보살지지론(菩薩地持論)』에서 말하였다.

"온갖 보시를 간략하게 말하면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안의 보시[內施]이고, 둘째는 바깥의 보시[外施]이다. 보살이 몸을 버리는 것을 안의 보시라 한다. 만일 토한 것을 먹는 중생을 위하여 먹은 뒤에 토하여 보시하면 안팎의 보시[內外施]라고 한다. 위에서 말한 바를 제외한 나머지 것을 바깥의 보시라 한다.

보살이 행하는 안의 보시[內布施]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바라는 바를 따라 남의 힘이 되어서 자유로이 몸을 버리는 보시이니, 마치 어떤 사람이 옷과 밥을 위하여 남에게 얽매이고 소속되어서 다른 이의 종이 되는 것과 같다. 이러한 보살은 이양(利養)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만 위없는 보리를 위해서이며, 중생을 안락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단바라밀(檀波羅蜜)을 만족하게 하기 위해서일 뿐이니, 바라는 바를 따라 남의 힘이 되어서 자유로이 몸을 버리는 보시이다. 둘째는 남이 구하는 대로 팔다리의 마디뼈 등 온갖 것을 베풀어주는 것이다.

보살의 바깥 보시[外布施]에도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그의 구하는 바를 따라 수용하고 있는 쾌락의 기구를 기뻐하면서 베풀어주는 것이요, 둘째는 그를 받들어 섬기기 위하여 온갖 것을 버리는 마음으로 모두 베풀어주는 것이다. 보살의 안팎의 물건에는 차별이 없는 것이 아니니, 평등하게 온갖 것을 보시하면서도 어떤 경우는 보시할 것이 있고 어떤 경우는 보시하지 않을 것도 있다. 만일 중생에게 즐겁기는 하나 편안하지 않은 것이나 즐겁지도 않고 편안하지도 않은 것이면 보시하지 않을 것이며, 만일 중생에게 편안하기는 해도 즐겁지 않은 것이나 편안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는 것이면 모두 다 보시한다."

또 『대집경(大集經)』에서 말하였다.

"보살에게는 네 가지 보시가 있어서 지혜를 구족하게 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종이와 붓과 먹을 법사에게 주어서 그로 하여금 경전을 베껴 쓰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갖가지로 꾸미고 장엄한 묘한 자리[座]를 법사에게 보시하는 것이고, 셋째는 필요한 공양 거리들을 법사에게 바치는 것이고, 넷째는 아첨과 굽힘이 없는 마음으로 법사를 찬탄하는 것이다."

또 『지도론』에서 말하였다.

"만일 사람이 보시하면서 복을 닦되 유위(有爲)의 업을 지어서 생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 사천왕천(四天王天)에 태어나게 된다. 만일 보시하는 사람이 부모·백부·숙부·형제·자매 등에게 공양하되 성냄도 없고 원한도 없어서 다투기를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투는 사람도 좋아하지 않으면 도리천(?利天)과 나아가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태어나게 된다."

또 우바새계경에서 말하였다.

"만일 옷을 보시하면 으뜸가는 예쁜 빛깔을 얻고, 음식을 보시하면 더할 나위 없는 힘을 얻으며, 등불을 보시하면 맑고 묘한 눈을 얻고, 탈 것을 보시하면 몸에 안락함을 느끼며 집을 보시하면 필요한 물건이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만일 깨끗하고 좋은 물건을 보시하면 뒤에 좋은 색(色)을 얻으므로 사람들이 보기 좋아하고, 착한 이름이 유포되며, 구한 바가 뜻대로 되고, 으뜸가는 성바지[種姓]에 태어나는 것이니 이것을 악(惡)이라 하지 않는다.

또 자신을 위하여 의복이나 장엄하는 도구 등, 갖가지 물건을 만들었을 때, 다 만들고 나서 기뻐하면서도 자기가 입거나 쓰지 않고 남에게 보시하면, 이 사람은 미래 세상에 여의수(如意樹)를 얻는다. 또 어떤 사람이 날마다 먼저 남에게 음식을 보시한 뒤에야 자기가 먹겠다고 서원을 세웠다가 그 서원을 어기고 부처님께 물건 보내기로 한 것을 보내지 않으면 부끄러움이 생긴다. 그러나 그 서약을 어기지 않으면 그것은 곧 미묘한 지혜의 인연이므로 이와 같이 보시한 이는 모든 보시 중에서 최상이니, 이 사람을 으뜸가는 시주라고도 한다.

또 처자와 종에게 의복과 음식을 공급하면서도 언제나 가엾이 여기고 기뻐하는 마음으로 주면 미래 세상에 한량없는 복을 얻는다. 또 밭이나 창고 안에 쥐와 참새가 많이 살면서 곡식을 축내는 것을 보고도 늘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면서 생각하기를 '이 쥐와 참새는 나로 인해 살게 된다'고 한 뒤에 기뻐하면서 없애버리려는 생각이 없으면 이 사람이야말로 한량없는 복을 얻는다고 알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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