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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60권 중 제 31~40권
글쓴이 : 백련사 날짜 : 2011-08-08 (월) 18:09 조회 : 2334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제 31~40권.hwp (229.5K), Down : 55, 2011-08-08 18:09:59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60권 중 제 31~40권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1. 개요

60권. K-802(20-586). T-190(3-655). 수(隋) 시대(A.D. 587∼591) 번역. [역] 사나굴다( 那堀多). [범] Abhini krama a-s tra. [약] 본행집경(本行集經).

부처님의 생애를 다룬 것으로 부처님의 전생부터 부처님이 출가 성도한 과정, 그리고 전법(傳法)의 과정에서 만난 제자들의 인연까지 설하고 있다.

60품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내용상으로는 크게 전생기(前生期), 금생기(今生期), 전도기(傳道期) 등의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전생기는 불통보(佛統譜), 속통보(俗統譜), 탁태전(託胎傳) 등으로 다시 나뉘어지는데 부처님이 보리심을 일으켜 보살행을 하고 수기를 받음으로써 마야 부인에게 수태되기까지의 전생담을 그리고 있다.

금생기는 다시 재속기(在俗期)와 출가기(出家期), 성도기(成道期)로 나누어 탄생에서부터 성장과 결혼, 출가, 고행, 성도, 그리고 범천(梵天)의 권유로 전법(傳法)을 시작하는 기간의 일들을 담고 있다. 전도기는 부처님의 교화 활동에 따른 제자들의 출가 인연이 설해지는데, 여기에는 그들의 전생담도 부가되어 설명되고 있다.

전생기는 제1품에서 제5품까지 금생기는 제37품까지 해당하며 전도기는 마지막 제60품 아난인연품(阿難因緣品)까지 해당한다.

이 경전은 한역으로만 존재한다. 대사(大事)의 이역이라는 설도 있고, 불전(佛傳)을 기본으로 하는 점에서 여러 공통점이 있지만, 이역은 아니다.

2. 경전 본문

불본행집경 제31권

수 천축삼장 사나굴다 한역

34. 석여마경품(昔與魔競品)

그 때 보살은 초야(初夜)에 손으로 땅을 가리키며 마군 파순(波旬)의 권속들을 항복시켰다. 이 때 이 땅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나아가 크게 진동하였으니, 마치 구리 종을 치는 듯하였다. 이 때 모든 마을․성․읍․국토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 대지가 진동하는 것을 보았고, 진동하고 노호하는 소리를 듣고 다들 의심을 일으켜서 각기 스스로 상(相)을 보는 사람이나 점치는 사람, 천문을 보는 사람이나 선인(仙人), 미래를 예언하는 사람이 살고 있는 곳으로 몰려가서 이 일을 물었다. “어찌하여 대지가 이렇게 진동하고 이런 큰 소리를 내는 것입니까? 마군과 사문 중에 누가 이기고 누가 질 것 같습니까? 당신들은 모두가 점을 잘 치니 부디 우리를 위하여 이 일을 설명해 주십시오.”

그 때 저 모든 선인과 천문 보는 이들이 묻는 사람들에게 대답했다. “마가다국(摩伽陀國) 가야(伽耶) 마을에서 두 가지 큰 힘이 서로 우위를 겨루고 있으니 하나는 세간을 벗어나는 가장 큰 법왕(法王)이 되려는 이요, 다른 하나는 세간 법답지 못한 왕이 되려는 자이다. 이들 둘이 서로 다투다가 그 중에 법왕이 되려는 쪽이 법답지 못한 왕이 되려는 쪽을 꺾었으며, 이 일은 이미 끝났고, 후야(後夜) 중에 큰 법왕이 되어서 오래지 않아 위없는 법 바퀴를 굴릴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게송이 있었다.

모든 사람들은 땅이 진동하는 소리를 듣고

각각 점치는 사람에게 나아갔다.

그 점술사들에게 묻기를,

당신들은 세간에서 성스럽게 아는 분이니

이 대지가 무엇 때문에 진동하는지를

제발 잘 살피고 점쳐서

속히 우리들의 이 의심을 풀어 주소서.

저 모든 점술사들이 답하기를,

법왕과 법답지 못한 왕이 저기 있어서

두 사람이 서로 위신(威神)을 다투어

각각 누가 높은지 덕과 힘을 시험했네.

마가다국의 마을 안에서

보살과 천마(天魔)가 서로 겨루다가

법행(法行)으로 저 마군을 꺾고

항복받고 난 뒤에 보리를 얻어서

부처인 법왕이 되니 우뚝하여 두려움 없네.

그 때 여래께서 그 후야(後夜)에 샛별이 뜰 때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성취하시고 나자, 이 때 세간에는 저절로 가장 큰 광명이 빛났고, 대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광명이 비치고 대지가 진동하자 정반왕(淨飯王)은 잠에서 놀라 깨어 점을 치는 사람들과 바라문, 천문사(天文師)들을 모두 불러 놓고 명하였다. “바라문들이여, 이 일이 어찌된 일인지 나에게 설명하라.”

그러자 저 점보는 이들과 천문사들이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조금만 기다려 주소서. 저희들이 점을 친 뒤에 아뢰겠습니다.”

그 때 이미 하늘의 몸을 얻은 부처님의 어머니이신 마야부인이 옥녀(玉女)의 모습을 갖추고 하늘에서 내려와 정반왕과 또 라후라의 어머니인 야수다라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대왕이여, 아십시오. 오늘밤에 왕자 실달다(悉達多)가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셨습니다. 이 일 때문에 대지가 진동하였습니다. 여래께서는 이미 삼보리(三菩提)를 이루시고 모든 마군들을 항복 받아 원적(怨敵)이 없고 세간에서 두려울 것이 없게 되었습니다.”

이 때 색계(色界)의 정거천(淨居天)들은 오히려 의혹이 생겨났다. ‘여래께서 삼보리를 성취하셨단 말인가?’

그러자 세존께서는 그 모든 하늘들의 생각을 아시고 허공을 날아올라 그 모든 하늘들의 의심을 끊어주기 위하여 이렇게 사자가 포효하는 음성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이미 모든 애욕의 맺힘을 끊고 이미 애욕의 마음을 진정하여 모든 번뇌의 물을 말려서 더 이상 흐르지 않게 되었으며, 후생(後生)의 유(有)를 받지 않고, 다시는 번뇌 속에 굴러 들어가지 않으며 괴로움의 경계를 다 건너서 다시 남음이 없느니라.”

그 때 그 모든 하늘들은 이 말씀을 듣고 각기 속으로 생각하였다. ‘여래께서는 이미 삼보리를 성취하셨구나.’ 그리하여 온몸에 기쁨이 가득 차 오르니, 스스로 기쁨에 겨워 하늘의 묘한 꽃과 바르는 향과 가루향, 하늘의 전단향, 우두전단 가루향과 또 만다라꽃․마하만다라꽃들을 가지고 여래 위에 뿌리고 또 뿌렸다.

그러자 마왕 파순은 모든 하늘 무리들이 이와 같은 공양거리를 가지고 여래에게 공양하는 것을 보고 곧 여래로부터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인 여래 앞에 앉아 참담하고 즐겁지 않으며 크게 근심스러운 마음으로 갈대 하나를 들고 땅에 금을 그으며 다시 이런 생각을 하였다. ‘세상에 참으로 희유한 일이어서 생각하거나 헤아리기 어렵구나. 나는 모든 선인(仙人)들이 고행하던 일도 능히 돌이켰고, 저 제석천왕이나 모든 하늘들에게도 모두 다 탐욕의 마음을 일으키게 했었는데, 어찌하여 이제 이 석가족 사문의 일심삼매(一心三昧)가 잠깐 사이에 나의 군마(軍馬)들을 이렇게 모조리 항복시켰단 말인가?’

훗날 여래께서 비밀한 가르침으로 널리 불사(佛事)를 행하고 법을 설할 때 모든 비구들은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어떠한 정진력으로 삼보리를 얻고 7도분(道分)을 성취하여 법보(法寶)를 모두 갖추셨습니까?”

이렇게 여쭙자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모든 비구들은 이제 내가 그저 이 한 생의 정진력으로 삼보리와 7도분을 이룬 것이 아니라 지난 옛날의 정진력으로 말미암아 마니보(摩尼寶)를 얻은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일이 어떤 것인지 부디 저희들을 위하여 분별해 말씀하여 주소서.”

그 때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모든 비구들아, 지극한 마음으로 자세히 들어라. 내가 생각해 보니 지난 옛날에 한 장사치가 있어 바다로 나아가 보배를 캐다가 바다 속에서 그 값어치가 황금 백천 냥이나 되는 귀중한 마니보배를 하나 얻었다. 그러나 그는 이 귀중한 보배를 손에 넣었다가 그만 바다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러자 그 장사치는 국자 하나를 들고서 크게 용맹 정진하는 마음을 내어 대해의 물을 모조리 퍼내어 바다를 말려서라도 마니보배를 도로 찾아내고자 하였다.

그 때 바다의 신이 이 사람이 국자를 가지고 바닷물을 육지로 퍼내려는 것을 보고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사람은 미련하고 어리석고 지혜가 없구나. 대해의 물은 한량없고 끝이 없는데 이 사람이 어떻게 국자로 퍼서 육지로 옮길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 바다의 신은 곧 게송을 읊었다.

세간의 많은 중생들이

재물과 이익을 탐내어 온갖 짓을 하지만

내 이제 그대를 보니 너무나 어리석으니

그대보다 더한 사람이 없겠구나.

8만 4천 유순의 이 바다 물을

이제 국자로 퍼서 말리려 하니

괴롭고 피로해 한평생을 잃을 뿐

많이 퍼내지도 못한 채 목숨이 곧 다하리라.

퍼내는 물은 털끝으로 찍어내는 물방울이요,

이 바다는 넓고도 매우 깊으니

무지하고 생각이 없는 그대는 지금

귀걸이로 수미산을 취하려 하는구나.

그러자 장사치가 바다의 신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천신께선 그런 좋지 못한 말로

내가 바다 말리는 일을 막지 마시오.

신은 다만 정한 뜻으로 나를 지켜보시오.

오래지 않아 바다 물을 퍼서 비워낼 것이오.

당신은 오랜 세월 이곳에 살았기에

크게 근심되고 걱정될 것이오.

내 맹세코 정진하는 마음 퇴전치 않고

반드시 대해를 퍼내서 말리고 말겠소.

값을 따질 수 없는 나의 보배 여기 빠졌기에

대해의 물을 마르게 하려는 것이오.

대해가 바닥을 드러내면 보배를 찾으리니

보배를 얻으면 곧 집으로 돌아가리라.

그 때 바다 신은 이 말을 듣고 크게 두려워져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사람이 이토록 용맹 정진하여 이 바닷물을 퍼내면 틀림없이 모조리 퍼내고 말겠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곧 그 장사치에게 값을 따질 수 없는 보배 구슬을 되돌려주고 게송을 읊었다.

무릇 사람은 모름지기 용맹한 마음을 내어

짐을 짊어져 힘들고 고단해도 권태로움을 사양 말아라.

이 같은 정진력으로 잃었던 보배를 되찾아

집으로 돌아간 이를 나는 보았도다.

이 때 세존께서 게송을 읊으셨다.

정진하면 곳곳마다 소원을 이루고

게으르면 항상 큰 괴로움을 당하니

그러므로 부지런히 용맹한 뜻을 내면

지혜 있는 사람은 이로써 보리를 이루리라.”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그 때의 장사치를 알고 싶은가? 바로 지금의 내가 그 때의 그 사람이다. 당시 그 장사치는 바다로 나아가서 값을 따질 수 없는 보배 구슬을 얻었으나 도로 잃어버린 뒤에는 용맹한 마음을 일으켜 보배를 되찾았다. 오늘날도 또한 그러하여 정진한 까닭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와 7각분도를 이룬 것이다.”

그러자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한 사람이 홀로 이 같은 모든 마군들을 항복시키다니 참으로 희유하고 기특하고 불가사의합니다.” 이렇게 말한 뒤에는 곧 각각 고요히 있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거듭 모든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모든 비구들아, 지극한 마음으로 자세히 들어라. 나는 다만 이번 세상에서만 이렇게 모든 마군들을 항복시켰던 것이 아니라 일찍이 과거세에도 이렇게 홀로 그 모든 마군들을 항복 받았었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일은 어떤 것인지 저희들을 위하여 분별하여 설명해 주십시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들은 잘 들어라. 내가 생각건대 지난 옛날 한량없이 오랜 세월 전에 두 형제 앵무새가 있었으니, 하나는 마라기리(滅祁梨)[수나라 말로는 만산(鬘山)이라 함]이고, 또 하나는 조타기리(臊陀祁梨)[수나라 말로는 피여산(彼與山)이라고 함]라는 새이다. 어느 날 이 두 앵무새가 나무 위에 있었는데 문득 매 한 마리가 재빨리 날아와 작은 앵무새를 잡아채어서 공중으로 날아갔다.

그 때 형 앵무새는 그 동생 앵무새에게 게송을 읊었다.

한 사람은 홀로 괴로움 얻고

한 사람은 홀로 즐거움 얻었네.

너는 매의 급소를 쪼으렴.

그러면 괴로워 너를 놓아주리라.

네 몸은 작고 나 또한 힘이 약하니

오직 너는 정근하고 게을리 말라.1)

그 동생이 형의 말을 듣고서

용맹스러운 위력을 내고자 하여

온몸의 힘을 다해 생각한 끝에

곧 매의 급소를 쪼았다.

매는 너무나 몸이 아파서

서둘러 앵무새를 놓아 버렸다.

그 매는 몸이 아프고 걱정되어

온갖 곳으로 내달리며 의지를 구했다.

이 꾀 많은 앵무새가 벗어날 수 있었음은

매의 급소를 쪼았기 때문이다.

매는 고통으로 피할 곳 없었으나

앵무새는 의젓하게 허공을 나네.

매가 앵무를 보고 뒤쫓아 날지만

이내 버리고 멀리 달아나 제 살길을 찾네.

그 때 매를 쪼았던 앵무새는

지금의 석가모니, 바로 나였고,

그 때 매는 이 마왕 파순이었네.

그 때에도 오직 나 홀로

그에게 항복을 받았거늘

하물며 이번 생에 공덕을 갖춘 몸으로서

어찌 그 마왕을 항복 받지 못하리.

너희들 비구는 이것을 알아야만 하리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마왕 파순은 자주자주 여래를 속였으나 이루지 못하였고, 무슨 이유로 여래께서는 항상 그 액난을 면하셨습니까?”

세존께서는 또 모든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비구들은 지극한 마음으로 자세히 들으라. 너희들을 위해 말하리라. 나는 이번 세상에서만 마왕 파순에게 속임을 받았다가 그로부터 벗어나서 일찍이 그에게 어지럽힘을 당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 과거세에도 마왕 파순은 날 속였으나 또한 나를 어지럽히지 못하였었다.”

그러자 모든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일은 무엇인지 저희들을 위하셔서 분별하여 설명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생각건대 지난 옛날에 파리야다(波梨耶多)[수나라 말로는 도피절(度彼節)이라 함]라고 하는 강이 하나 있었다.

그 강 언덕에 꽃다발 만드는 기술자가 한 사람 살고 있었는데, 그 사람의 동산이 그 강가에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강에서 거북 한 마리가 올라와 꽃동산에 들어갔다. 거북은 먹을 것을 찾느라 동산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으며 그 바람에 꽃이 밟혀 뭉개졌다. 동산 주인은 거북이 먹을 것을 찾아다니느라 꽃을 밟아 뭉개는 것을 보고 곧 방편을 써서 그 거북을 사로잡았다. 그리하여 광주리 안에 넣어 두고서 잡아먹으려 하였다. 그러자 그 거북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 이제 어떻게 하면 이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을까. 어떤 방법을 쓰고 어떤 꾀를 내야 할까?’ 그리고서 이내 이런 마음을 내었다. ‘내 이제 이 동산 주인을 속여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동산 주인을 향하여 게송을 읊었다.

물에서 나온 바람에 내 몸에 진흙 있으니

당신은 일단 꽃을 놓고 내 몸을 씻겨 주시오.

내 몸이 진흙으로 깨끗하지 못하니

당신의 광주리와 꽃을 더럽힐까 걱정되오.

그 때 그 동산 주인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거북은 참 착하구나. 좋은 말로 나를 일깨워 주었다. 내 이제 그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구나. 거북의 몸을 씻겨서 내 광주리와 꽃이 더럽혀지지 않게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거북을 들고 씻기러 강가로 나갔다. 그리하여 그 사람이 거북을 집어내어 돌 위에 놓고 물을 떠서 씻으려 하였는데 마침 이때 거북은 온 힘을 다하여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꽃다발 만드는 기술자는 거북이 물속으로 뛰어 들어간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괴이하구나. 이 거북이 이렇게 나를 속였으니 나는 이제 다시 이 거북을 속여 물에서 나오게 하리라.’

그리고 나서 곧 거북에게 게송을 읊었다.

착한 거북아, 내 생각을 들어 보렴.

너는 친구들이 매우 많겠지.

내 꽃다발을 만들어 네 목에 걸어 주리니

꽃다발을 걸고 마음대로 돌아가 즐거워하렴.

그러나 거북은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사람은 거짓말로 나를 속이려 하는구나. 그 어머니는 병상에 누웠고 누이가 꽃을 꺾어서 꽃다발을 만들어 그것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는데, 지금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반드시 나를 속여서 잡아먹으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를 꼬여서 나오게 하려는 것이다.’

이 때 거북은 꽃다발 기술자에게 게송을 읊었다.

그대의 집엔 술을 빚어 친척을 모으려고

널리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든다.

그대는 집안에 가서 이런 말을 하리라.

거북의 살을 굽고 머리를 기름에 튀기라고…….”

그 때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들 비구여, 그 때 물에 들어간 거북은 바로 내 몸이요, 꽃다발 만드는 기술자는 마왕 파순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바로 그 때에도 나를 속이려 하였으나 이루지 못했거늘 이제 또 어찌 속일 수 있겠는가?”

모든 비구들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불가사의합니다. 마왕 파순은 위세가 자재하여 욕계(欲界)를 통솔하는 자인데도 어떻게 온갖 속임수를 썼지만 그 앉아 계신 자리조차도 움직이지 못하였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모든 비구들아, 이제 알아야 한다. 오늘만 이 마왕 파순이 그 세력으로 나를 속이려 했던 것이 아니라 과거에도 또한 그러하였다. 그러나 그는 나의 틈을 엿보아 속이지 못했었다.”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장하십니다, 세존이시여. 그 일은 무엇인지 저희들을 위하여 분별하여 설명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생각건대 옛날에 대해(大海) 속에 뿔 없는 큰 용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그 용에게는 새끼를 밴 아내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내는 원숭이의 심장이 먹고 싶어졌다. 그는 너무나 먹고 싶은 나머지 몸이 야위고 누렇게 뜨고 변해 갔으며 덜덜 떠는 등 안정을 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수용은 아내의 몸이 이렇게 여위고 안색이 좋지 못한 것을 보고 물었다. ‘당신은 지금 무슨 걱정이 있소? 뭔가 먹고 싶은 것이 있소? 나는 당신이 나에게 먹을 것을 구해 달라고 말하는 것을 듣지 못하였는데, 무슨 까닭이오?’

그러나 암용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수용은 다시 물었다. ‘당신은 지금 왜 나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오?’

암용은 대답하였다. ‘당신이 만약 내 원하는 대로 해 준다면 말할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내 어찌 쓸데 없는 말을 하겠소?’

수용은 말했다. ‘어서 말해 보오. 만약 구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구해내고야 말겠소.’

그러자 암용이 말했다. ‘나는 지금 원숭이의 심장이 먹고 싶습니다. 당신은 그걸 구해 올 수 있겠소?’

수용이 곧 대답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란 매우 어렵소. 왜냐 하면 우리가 사는 곳은 대해 속이지만 원숭이는 산의 우거진 숲 나무 위에 사는데 어떻게 구할 수 있겠소?’

암용은 말했다. ‘어쩌면 좋겠습니까? 나는 지금 그걸 먹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는데 만약 구하지 못한다면 틀림없이 낙태하고 말 것이요, 나 역시도 오래지 않아 목숨이 다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용은 암용의 말을 듣고 말했다. ‘어질고 착한이여, 그대는 잠시만 견디어 주오. 내 이제 구하러 가겠소. 만약 구할 수만 있다면 말할 것도 없이 우리 둘 다 행복하고 즐거울 것이오.’

그리하여 용은 깊은 바다에서 나와 물가에 이르렀다. 바닷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큰 우담바라(優曇婆羅)[수나라 말로는 구원(求願)이라 함] 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몸집이 큰 원숭이 한 마리가 꼭대기에 살면서 열매를 따먹고 있었다.

용은 원숭이가 나무 꼭대기에 앉아 열매를 따먹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 차츰 그 나무 아래로 다가갔다. 마침내 나무 아래에 도착한 용은 원숭이에게 안부를 건네며 듣기 좋은 말로 꼬이며 말했다. ‘착하고 착하다, 바사사타(婆私師吒)여. 나무 위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거동하기가 힘들어서 괴로움을 받지는 않는가? 먹는 것을 구하는 일이 쉬워서 행여 피곤하지는 않은가?’

원숭이는 대답했다. ‘그렇소, 어진이여. 나는 지금 크게 힘든 일은 없소.’

용이 다시 원숭이에게 말을 건넸다. ‘그대는 이런 곳에서 무엇을 먹는가?’

원숭이는 대답했다. ‘나는 우담바라 나무 위에서 그 열매를 따먹고 있소.’

그러자 용은 또 원숭이에게 말했다. ‘내가 지금 그대를 보니 너무나도 기쁜 마음이 일어나 온몸에 두루 즐거움이 차 올라 견딜 수가 없소. 내 그대와 좋은 친구가 되어 서로 친애하고 공경하고자 하니, 그대는 내 말을 들으시오. 왜 하필 이런 곳에 살고 있는 것이오? 이 나무는 열매도 많지 않은데 어떻게 이런 곳을 좋다고 하겠소? 그러니 어서 나무에서 내려와 나와 함께 갑시다. 나는 그대를 데리고 바다 건너 저편으로 갈 것이오. 저 언덕에는 따로 큰 숲이 있는데 온갖 꽃들과 열매가 풍성하고 넉넉하니, 이른바 암바(菴婆) 열매․염부(閻浮) 열매․이구사(梨拘闍) 열매․파나사(頗那娑) 열매․진두가(鎭頭迦) 열매 등과 나무들이 한없이 많이 있소.’

원숭이가 물었다. ‘내가 어떻게 그곳에 갈 수 있겠소? 바다는 너무나 넓고 깊어서 건너기가 매우 어려운데 내가 어떻게 물 위로 떠서 건널 수 있겠소?’

그러자 용이 원숭이에게 대답하였다. ‘내가 그대를 업고 바다 저편 언덕에 건네주리니 어서 나무에서 내려오시오. 그대는 그저 내 등 위에 올라타기만 하면 되오.’

한편 원숭이란 것은 마음이 일정하지 않은 까닭에 마음이 좁고 용렬하며 어리석고 미련하며 본 것이나 아는 것이 거의 없는 동물이다. 그리하여 용의 달콤한 말을 듣고 마음에 크게 기쁨을 내어 나무에서 내려와 용의 등에 업혀서 그를 따라가려 하였다.

용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제 다 됐다. 내 소원은 이미 이루어졌다.’

그리하여 곧 자기 살던 곳으로 데려가려고 원숭이를 업은 채 물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이 때 원숭이는 그 용에게 물었다. ‘착한 벗이여, 왜 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오?’

용은 대답했다. ‘너는 아무것도 모른다.’

원숭이가 다시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며 나를 어찌하려는 것이오?’

용은 대답했다. ‘내 아내가 지금 임신 중인데 너의 심장을 먹고 싶어 한다. 그래서 너를 끌고 가는 것이다.

그제야 원숭이는 정신이 들었다. ‘아아, 슬프다. 나는 이제 너무나 큰 재앙을 만났구나. 내 스스로 죽음을 택하였구나. 아아, 이제 나는 어떤 방법을 써서 이 다급한 액난을 벗어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그는 다시 생각을 하였다. ‘용을 속이지 않으면 안 되겠다.’

그리하여 곧 용에게 말하였다. ‘어질고 착한 벗이여, 나는 심장을 우담바라 나무 위에 걸어 놓고 평소에는 가지고 다니지 않소. 왜 처음부터 내 심장이 필요하다고 알려 주지 않았소? 그랬다면 내가 심장을 가지고 왔을 것인데……. 어진 벗이여, 어서 나를 그곳으로 다시 데려다 주오. 그러면 심장을 가지고 오겠소.’ 용은 원숭이의 이 말을 듣고 다시 물 밖으로 나왔다.

원숭이는 용이 물가로 나오려 하는 틈을 노려 온 힘을 다하여 용의 등에서 뛰어내려 저 우담바라 큰 나무 위로 올라갔다. 용은 나무 아래서 잠시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원숭이가 내려오지 않자 그에게 말하였다. ‘친애하는 착한 벗이여, 어서 내려와 나와 함께 우리 집으로 가자.’

그러나 원숭이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또 내려오지도 않았다. 용은 아무리 기다려도 원숭이가 오래도록 내려오지 않자 게송을 읊었다.

착한 벗 원숭이여, 심장을 찾았거든

나무에서 빨리 내려오기 바란다.

내 틀림없이 그대를 바다 건너 숲으로 보내어 주리라.

온갖 과일들이 넘쳐나는 곳으로.

원숭이는 생각하였다.

‘이 용은 참으로 어리석구나.’

그리고 나서 곧 용에게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너 용은 꾀는 좋을지 몰라도

마음으로 아는 것은 매우 좁구나.

자세히 생각해 보아라.

이 세상에 심장 없는 중생이 있는지를.

저 건너 숲에 나무 열매가 풍족하고

온갖 암라와 같은 맛좋은 과일이 있다 하여도

내 생각은 참으로 거기 있지 않으니

차라리 여기 우담바라 열매를 먹으리라.”

그 때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모든 비구들아, 알아 두어라. 그 때 큰 원숭이는 바로 지금의 나요, 용은 마왕 파순이었다. 그 때에도 나를 속이려 했으나 이루지 못했거늘, 이제 다시 또 세간의 자재한 5욕의 일을 가지고 와서 나를 꼬이지만 어찌 내 자리를 움직일 수 있겠느냐?”

모든 비구들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신기합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생각하고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마왕 파순이 이런 누추하고 괴상스러운 무리의 군사들을 거느리고 여래에게 이르렀으나 여래께서는 또 낱낱이 보시고 아셨으니, 이것은 또 무슨 일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비구들아, 알아야 한다. 마왕 파순이 이런 추하고 괴상한 마군의 큰 군사를 거느리고 내게 온 것을 이번 생에서만 내가 보고 안 것은 아니다.”

그러자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희유합니다. 그 일은 어떤 것인지 해설해 주십시오. 저희들은 즐겨 듣겠습니다.”

이 때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생각건대 지난 옛날에 사냥꾼이 한 사람 살고 있었는데, 어느 숲에 온갖 새들이 많이 모여들며 그 숲에 자주 깃든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하여 사냥꾼은 그곳에 가서 풀로 집을 얽고 온갖 나뭇가지로 그 위를 덮은 뒤 곧 그 속에 들어가 몸을 숨기고 앉아 있었다. 그러자 모든 새들은 이 초막을 나뭇가지로 여기고 날아 내려와 그 위에 앉았다. 이때를 노려서 사냥꾼은 새들이 집 위에 깃들인 것을 보고 하나씩 화살을 쏘거나 혹 붙잡아서 죽였다.

이 때 새 한 마리가 이 집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초막은 여러 곳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다른 나무들은 한 곳에 머물러 있다. 틀림없이 이 집 아래에는 뭔가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알아챈 뒤에 그 집을 멀리 떠났으니, 그 새는 사냥꾼에게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게송을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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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음 구절부터는 부처님의 게송이다.

첨부 파일에 본문 내용 계속 됩니다.

출전 : 고려대장경 연구소, 동국역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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