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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는 녹음기와 같은 것 - 승원스님
글쓴이 : 백련사 날짜 : 2009-01-09 (금) 16:21 조회 : 2036
이 름 :
승원스님 [등록일 : 2004-10-16 오전 8:38:00]
제 목 :
인과는 녹음기와 같은 것
가을은 깊어 단풍은 아름다운데 세상살기는 점점 힘들어진다고들 야단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 힘들게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마치 테이프를 가지고 녹음기에 녹음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저 아뢰야식이라는 깊은 마음속에 수많은 삶을 기록하며 사는 것이지요.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선한 것이든 악한 것이든 기록이 된 그대로 풀려서 나오는 것입니다. 기록을 하면서 풀려나오고 또 기록을 하면서 풀려나오고 하는데 기록을 하는 것은 오늘의 삶이요, 풀려서 나오는 것은 지난 날의 삶입니다. 중생은 이렇게 윤회를 하는 것입니다. 기록이 된 내용의 영향을 받으면서 살기 때문에 자유로울 수가 없고 또한 새로운 기억도 그러한 모순 속에서 기록을 하게 되므로 우리의 미래도 자유로울 수가 없는 것입니다.

운명이 왜 이렇게 나에게만 가혹한가? 하지만 사실은 그것은 내가 이미 기록한 것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정해놓고 내가 그대로 받는 것인데 누구를 원망을 하겠습니까? 기록을 지우지 않는 한 그 기록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因地而倒者는 因地而起라는 말이 있습니다. 땅에서 넘어진자는 땅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는 말입니다. 녹음이 잘못된 내용을 지우기 위해서는 그 자리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그 자리로 돌아가지 않고서는 결코 지울 수가 없는 것이지요. 깨끗이 지우고 다시 녹음을 하면 되는 간단한 이치를 우리는 자꾸 다른 곳에서 그 원인을 찾으려고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지 못하는 데에는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바르지 못한 욕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전에서는 욕심이 많은 사람의 네종류를 말씀을 하셨는데 1, 자신의 것은 주고자 하지 않고 상대방의 것 만을 취하려고 하는 사람. 2, 자신은 적게 주고 상대방에게 더 많은 것을 바라는 사람. 3, 자신이 재난을 만났을 때 상대방의 도움을 얻기 위하여 상대방의 일을 도와주지만 자신이 어떠한 일도 없이 무사할 때는 아무것도 돕지 않는 사람. 4, 우정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만을 도모하여 교제를 하는 사람.

또한 우리는 늘 어떠한 일을 하려고 마음은 먹고 있지만 말만 앞서다가 끝내는 일을 도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전에서는 말만 앞서는 사람을 다음과 같이 네종류로 구분을 하였습니다. 1, 과거의 일로 환영하는 사람으로 상대방이 자신의 집에 오면 “ 어제 왔더라면 먹을 것이 많았는데 오늘은 아무것도 내놓을 것이 없네. 미안하네 ” 하며 과거의 일로 환영을 하는 사람. 2, 미래의 일로 환영을 하는 사람으로 상대방이 자신의 집에 오면 “ 오늘은 아무것도 없지만 언젠가는 진수성찬을 차리면 연락을 함세 ” 하며 미래의 일로 환영을 하는 사람. 3, 실제로는 하고싶지 않은 일을 단지 입으로만 말하는 사람으로 자신의 말에 올라타면서 “ 한번 타보게 ” 한다던가, 좋은 옷을 입으면서 상대방을 보고 “ 이 옷이 당신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내게는 이 옷 뿐이라서 미안하네 ” 라고 하는 사람. 4, 도울 수 있어도 핑계를 대는 사람으로 상대방이 자동차가 필요하다고 하면 “ 내 자동차는 펑크가 나서 빌려줄 수가 없네 ” 라고 하든가, “ 우리 함께 가세 ” 라고 하면 “ 나는 다른 용무가 있다 ”고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시대는 참으로 인과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장 정성스럽게 사는 사람 만이 살아남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언젠가 일달러의 미학이라는 프로를 보았습니다. 내 작은 말이나 행동은 바로 녹음이 되어서 바로 나에게 다가온다는 생각을 한다면 오늘의 현실을 슬기롭게 타개해 나갈 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 가을, 성찰하고 함께하는 좋은 시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가을이 농염한 백련사에서 승원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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